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일 "우리 경제에 '샌드위치'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그 돌파구로 천재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선진국 수준으로 교육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기자들로부터 "경제가 샌드위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샌드위치 위기'란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여 성장 잠재력이 떨어져가고 있다는 점을 빗댄 표현으로 이 회장이 연초에 언급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회장은 샌드위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교육과 입시제도,기술개발 능력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인재를 키워서 천재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평소 "빌 게이츠 같은 천재 1명이 100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역설하면서 타고난 천재를 조기에 발굴해 그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해주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의 요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대학 입시제도를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교육제도 전반을 21세기에 맞게 바꿔야 한다"며 "선진국을 따라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어 신수종사업 발굴 지연으로 그룹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술개발로 이겨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체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좋은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교육.인재 발굴,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고 있는 이재용 전무는 "요즘 반도체경기 악화 등으로 사내외에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윤종용 부회장이 답변할 사안"이라고 하면서도 "저도 잘해야 하겠죠"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또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은 최근 증시 활황 속에 삼성전자 주가만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3분기가 되면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반도체경기가 좋지 않지만 휴대폰.TV 사업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하반기엔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