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햇볕이 한여름이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손길이 자주 가는 게 차가운 음료수. 한 편의점 조사에 따르면 음료수는 기온이 16도 이상일 때부터 판매가 급증하고 아이스크림과 맥주는 각각 23도와 26도가 넘으면 매출이 크게 오른다고 한다. 최근엔 너무 다양한 음료수가 쏟아져 나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평소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음료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인체의 65~70%,뇌세포의 82%가 수분이다. 수분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몸 안의 노폐물을 없애준다. 몸 속 수분의 20% 이상을 잃으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특히 더운 여름엔 하루에 16컵 정도의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최소 2ℓ이상의 물을 마셔야 한다. 그러나 요즘 나온 기능성 음료를 물 대신 마시는 것은 생각해 볼 게 많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경우 이뇨작용을 해서 수분을 부족하게 만든다. 용기 겉면에 '무 카페인'이라고 밝힌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차 음료에 카페인이 들어있다.

커피나 홍차 같은 대표적 카페인 음료는 이뇨작용이 커서 적어도 이들 음료와 같은 양의 순수한 물을 마셔야 수분손실을 겨우 면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 나오는 건강 혼합차의 경우 녹차를 함유하지 않은 게 드문 실정이다. 물론 녹차는 커피에 없는 테오필린 카테킨 테아닌 등의 성분이 카페인과 결합,카페인을 불용성 성분으로 만들거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커피의 카페인보다 실제 몸에 흡수되는 양은 적다. 그러나 이런 녹차라도 물 대신 상복하면 양이 너무 많아져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몸이 원하는 물'은 음료가 아니라 순수한 물 그 자체이다.

더욱이 카페인은 가뜩이나 혈당이 높은 당뇨환자의 몸에서 수분을 빼내가 혈액을 걸쭉하게 만든다. 또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속의 당분은 고혈압 당뇨병에 해롭다. 설령 무설탕 음료라 해도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대신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별반 나을 게 없다. 또 골프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린 다음 소금을 먹는 이가 있는데 한국인은 그 정도로 체내 염분이 모자란 경우가 거의 없다.

여름에는 순수한 물로 수분을 공급하되 동맥경화 당뇨병 고지혈증을 개선하고 싶다면 양파껍질 달인 물이나 감자즙 등을 자주 먹는 게 권장된다. 매실음료는 피로회복 배탈설사에 그만이다. 오미자차도 더위를 식혀주고 사고력을 높이는데 유익하다. 여름에 자기도 모르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는 둥글레차와 인진차가 좋다.

/김효준 새생명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