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에서 한나라당과 당 대선주자를 비판한 것과 관련한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노 대통령을 진시황과 폭군 네로,히틀러 등에 비유,공격하며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 등을 즉각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특강은 한나라당의 근거 없는 '국정 실패론'에 대한 정당방위라며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와 관련,선관위는 오는 7일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선거법 위반 결론이 날 경우 대선 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역사의 평가 걱정해야"=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앞장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입에 쓴 약을 마다하고 홍위병을 앞세워 자기 미화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또 "분서갱유로 언론탄압한 진시황 시절이 생각나고 불태워 놓고 시를 읊는 네로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한 조찬특강에서 '노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로 묘사했다'는 질문에 "그렇다면 왜 내가 당대표로 있을 때 대연정을 하자고 그랬느냐.너무 앞뒤가 어긋나는 말"이라며 "국정 마무리를 앞두고 노 대통령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역사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도 의견개진 가능"=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야당이 제기하는 선거법 논란은 정당한 비판을 피하려는 정치공세"라며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 사이에 국정운영 전략이나 정책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노 대통령을 향해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고 한 것과 관련,"이 전 시장이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훈계하면서 정책 토론이라는 본질을 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은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장받는 정치인으로 야당의 정책과 정치 공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선거법도 그 부분을 보장하고 있다"며 "당적을 정리했다고 해서 정치인으로서의 자격과 지위가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법적 절차에 따라 시비가 가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홍영식/이심기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