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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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나를 타인과 구분하는 동시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공급과잉 시대에 고객은 더 이상 물질이라는 구체적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테마,메시지,상징ㆍ비유,컬트ㆍ체험같은 추상적 가치를 산다.
'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저서 '소비의 미래'에서 21세기 소비자는 상품이 아닌 관념을 산다고 말한다.
그래서인가.
골드와 프리미엄도 모자라 온통 '명품'타령이다.
옷 가방 휴대폰과 아파트,심지어 도시까지 '명품'을 내세운다.
명품(名品)이란 한마디로 '뛰어나고 귀한 것'이다.
독창적 디자인과 그것을 담아낼 장인의 실력은 기본이요,오래 변치 않는 튼튼함과 질리지 않는 은근함도 지녀야 한다.
'리치 리치'라는 영화를 보면 사고를 당한 리치 부모가 바다에 떠있던 루이비통 가방을 건져서 열자 물이 전혀 안스며 옷들이 뽀송뽀송한 채로 들어있는 장면이 나온다.
디자인만 훌륭한 게 아니라 방수도 완전하다는 선전을 곁들인 것이다.
'명품'을 내세우는 업체들은 이처럼 온갖 방법으로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광고한다.
외관상 명품과 짝퉁은 구분하기 어렵다. '명품 핸드백과 짝퉁은 갑자기 비가 와야 알아본다'고도 한다.
명품은 젖을까봐 품에 안고,짝퉁으론 비를 가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똑같아도 다들 진품을 사고 싶어한다.
경기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개점일에 수만명이 몰려들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짝퉁엔 없는 '추상적 가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과 '한번쯤'이란 마음에 샀다 실망하는 수도 많은 모양이다.
40만∼70여만원씩 하는 명품구두 중 어떤 건 뒷굽의 고무가 1주일도 안돼 닳는데 그런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는 건 물론 교체할 때마다 꼬박 비싼 수리비를 받는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나 사전에 장단점,애프터서비스 여부,사용법과 손질법 등 제품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무작정 팔아놓곤 '명품은 원래 그렇다'식의 배짱을 부린다는 얘기다.
패션제품은 물론 명품 아파트 역시 이름값에 못미치는 수가 적지 않다.
뭐든 '명품'이란 허울에 혹할 게 아니라 진짜 가치를 잘 따져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공급과잉 시대에 고객은 더 이상 물질이라는 구체적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테마,메시지,상징ㆍ비유,컬트ㆍ체험같은 추상적 가치를 산다.
' 다비트 보스하르트는 저서 '소비의 미래'에서 21세기 소비자는 상품이 아닌 관념을 산다고 말한다.
그래서인가.
골드와 프리미엄도 모자라 온통 '명품'타령이다.
옷 가방 휴대폰과 아파트,심지어 도시까지 '명품'을 내세운다.
명품(名品)이란 한마디로 '뛰어나고 귀한 것'이다.
독창적 디자인과 그것을 담아낼 장인의 실력은 기본이요,오래 변치 않는 튼튼함과 질리지 않는 은근함도 지녀야 한다.
'리치 리치'라는 영화를 보면 사고를 당한 리치 부모가 바다에 떠있던 루이비통 가방을 건져서 열자 물이 전혀 안스며 옷들이 뽀송뽀송한 채로 들어있는 장면이 나온다.
디자인만 훌륭한 게 아니라 방수도 완전하다는 선전을 곁들인 것이다.
'명품'을 내세우는 업체들은 이처럼 온갖 방법으로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광고한다.
외관상 명품과 짝퉁은 구분하기 어렵다. '명품 핸드백과 짝퉁은 갑자기 비가 와야 알아본다'고도 한다.
명품은 젖을까봐 품에 안고,짝퉁으론 비를 가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똑같아도 다들 진품을 사고 싶어한다.
경기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개점일에 수만명이 몰려들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짝퉁엔 없는 '추상적 가치'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과 '한번쯤'이란 마음에 샀다 실망하는 수도 많은 모양이다.
40만∼70여만원씩 하는 명품구두 중 어떤 건 뒷굽의 고무가 1주일도 안돼 닳는데 그런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는 건 물론 교체할 때마다 꼬박 비싼 수리비를 받는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나 사전에 장단점,애프터서비스 여부,사용법과 손질법 등 제품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무작정 팔아놓곤 '명품은 원래 그렇다'식의 배짱을 부린다는 얘기다.
패션제품은 물론 명품 아파트 역시 이름값에 못미치는 수가 적지 않다.
뭐든 '명품'이란 허울에 혹할 게 아니라 진짜 가치를 잘 따져볼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