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년 동안 100번이나 한국을 여행한 일본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야마하시 겐조씨(73).그는 100번째 한국 여행을 응원하기 위해 동행한 10명의 동료와 지난 1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태안반도와 공주,부여'를 둘러보고 있다.

이번에 함께 찾은 오사카 오테마에대학의 한국인 장기권 교수(인문학부)는 4일 한국관광공사를 찾아 "비즈니스 목적이라면 몰라도,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해 스스로 테마와 지역을 정해 100번이나 여행을 계속한 일본인은 없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야마하시씨는 합성수지업체인 산유흥업에 입사한 지 16년 만인 1975년 사업 목적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후 한국의 여러 회사와 교류하면서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장기권 교수에게서 이번 여행에 참여한 동료들과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배울 정도로 열성이다.

"원래는 대학시절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읽고 감명받아 한국 여행을 꿈꾸게 되었어요.

윤동주 시인의 서시는 저와 윤 시인의 모교인 도시샤대학 교정에 있는 시비에 새겨져 있어요."

야마하시씨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이번에 여행한 공주,부여."공주와 부여는 '마음의 고향' 같은 느낌이 들어요.

경주도 좋아하는데,경주가 눈으로 즐기는 여행지라면 공주,부여는 가슴으로 느끼는 여행지라 할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안동도 좋아해요."

그는 여행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다니는 곳마다 사진을 찍고 짧은 감상을 꼼꼼히 기록해 놓는 것.그 기록이 작은 상자로 2개나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모르는 곳에 데려다 주는' 패키지여행을 했지만 지금은 개별여행을 하며 그 지역의 멋과 맛을 음미한다.

그의 목표는 한국을 100번 더 여행하는 것.한국의 지역축제를 섭렵하며 더 진한 한국 문화에 젖어볼 생각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