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보스오렌지 제냐< Z제냐 도나카란뉴욕< DKNY

한국서 유독인기


미국계 명품 브랜드업체인 도나카란뉴욕이 세컨드(second) 브랜드로 선보인 'DKNY'는 올 1∼5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월 평균 1억2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형님'격인 도나카란뉴욕보다 13%가량 더 많은 실적이다.

'보스오렌지'역시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이 19%로 퍼스트 브랜드인 보스(10%)보다 증가율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명품시장에서 세컨드(second)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명품을 사기엔 경제력이 부족한 20,30대들이 명품의 이미지를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절반가량 저렴한 세컨드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아닌 명품' 한국서 돌풍

세컨드 브랜드란 명품 브랜드들이 고유의 패션 감각은 유지하되 가격은 낮춘 '한 등급 아래의 브랜드'를 말한다.

판로 개척과 매출 증대를 꾀하려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

'오리지널 브랜드의 보급판'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프라다의 '미유미유',돌체앤가바나의 'D&G',이세이미야께의 '플리츠 플리츠',캘빈클라인의 'CK',도나카렌뉴욕의 'DKNY',에르메네질도 제냐의 'Z제냐',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꼴레지오니',끌로에의 'See by 끌로에',요지야마모토의 'Y-3',보스의 '보스오렌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세컨드 브랜드는 미국 등에선 '디퓨전(diffusion,확산) 라인'이라고도 불린다.

고경대 갤러리아백화점 숙녀팀 대리는 "세컨드 브랜드들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은 최근 2∼3년간"이라며 "매스티지(masstige,대중적 명품) 붐이 일면서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KNY'의 경우 20만∼40만원짜리 재킷을 팔면서 250만원 안팎의 도나카란뉴욕보다 높은 매출을 내고 있다.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에선 세컨드 브랜드 15개의 월 평균 매출이 1억5000만원 안팎으로 컨셉트가 유사한 수입 브랜드보다 평균 20∼30%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세컨드 브랜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곳으로 한국과 일본을 꼽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브랜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수입 세컨드 브랜드의 경쟁 상대는 빈폴,오브제 등 캐릭터 캐주얼이라 불리는 내셔널 브랜드"라며 "본점의 경우 세컨드 브랜드를 포함한 수입 의류의 1∼5월간 전년 대비 성장률이 152.5%인데 비해 국내 여성 캐릭터캐주얼 및 커리어의류는 각각 11.6%,5.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외식,와인에서도 세컨드 브랜드 인기

세컨드의 인기는 패션업계를 포함해 생활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와인업계에서도 프랑스 1등급 와인인 '샤토 마고 2003'(73만원)이 1241만원(와인나라 집계)어치 팔린 데 비해 '세컨드 와인'(와이너리가 소유한 밭에서 생산된 와인 중에 샤토의 엄격한 기준에 달하지 못한 '2군 와인')인 '파비용 루즈 드 샤토 마고 2003'의 매출도 1113만원으로 퍼스트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샤토 라피트 로췰드,샤토 오브리옹 등도 수량면에선 퍼스트의 두 배가량 더 팔리고 있다.

이 밖에 고급 레스토랑들은 가격은 좀 더 낮게,분위기는 보다 젊게 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의 '세컨드 레스토랑'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식당 일마레의 '일마레미니'를 비롯해 한식당으론 용수산의 '용수산 소반',중식당 홀리차우의 '찹스틱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