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는 올 들어 지난 2월 한 차례 조정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4일 8%대 폭으로 급락하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증시과열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중장기적인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4일 3670.40으로 지난 주말에 비해 8.26% 폭락하면서 40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도 살 수 있는 B주지수도 260.32까지 내려가면서 7.80% 하락했다. 중국 증시의 조정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증권거래세 인상이 이뤄진 이후 자본이득세 징수설 등 중국 정부의 과열증시 억제 대책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확산되면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과거 정보기술(IT) 버블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조치는 증시에서 투기세력을 억제하고 주식시장의 안정을 꾀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주식시장을 통해 경제개혁을 이뤄나간다는 방침이므로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원하지 않는다. 3000포인트 아래로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온 뒤 땅이 굳듯이 중국 증시 또한 조정을 거친 뒤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증시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증시를 주도하는 업종은 금융업과 석유화학,식음료 등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는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칭다오맥주 등이다. 탕시밍 선완파리바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금융과 내수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현재 조정이 우량주를 저가매수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증시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8배로 PER가 40배가 넘는 중국 본토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투자매력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4일 홍콩 증시는 상하이증시의 폭락에도 소폭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62% 상승한 20729.59,홍콩H지수는 0.44% 오른 10922.21로 마감됐다.

홍콩 증시는 우수한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국 투자의 관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의 중국펀드들도 대부분 홍콩H지수에 편입된 중국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과 우량기업은 대부분 상하이A주와 홍콩H지수에 동시 편입돼 있다"며 "앞으로 본토 기업을 겨냥한 해외 투자가들의 대규모 자금이 홍콩증시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증시를 이끄는 주요 업종은 금융과 통신 관련 사업이다. 공상은행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홍경모 리딩투자증권 국제영업팀 과장은 "향후 해외투자적격기관(QDII)의 투자 확대가 가시화되면 홍콩 증시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