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TI(Standford Center for Technology and Innovation) 프로그램은 일본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 스탠퍼드 공대생들의 필수 코스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적이면서 동시에 협력자인 일본의 기업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목적입니다." (테리 마오두걸 스탠퍼드 일본분교 수석교수)

민족시인 윤동주의 모교로 잘 알려진 일본 교토의 도시샤대(同志社大).이 학교 캠퍼스의 건물 중 하나가 스탠퍼드 공대생들을 위한 분교로 사용된다.

매년 35명 정도의 스탠퍼드대 학생이 이곳을 찾아 일본어와 일본의 산업과 관련된 수업을 듣는다.


스탠퍼드 일본분교가 운영하는 SCTI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과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이 연계돼 있다는 것.

학생들은 10주간 진행되는 집중 코스를 듣고 기업에서 10주~1년간 직접 일해보며 실무감각을 키운다.

수업은 스탠퍼드에서 파견된 3명의 교수와 도시샤대를 포함한 일본대학 교수들이 담당한다.

도시샤대 동아리에 가입해 현지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덤이다.

학생들이 원할 경우 본교의 전공과목을 일본에서 이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생들이 강의를 선택하면 DVD로 된 강의를 통해 본교와 똑같은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질문을 받거나 채점을 해주는 일 등은 본교에서 파견된 박사과정 학생들이 담당한다.

마오두걸 교수는 "스탠퍼드를 포함한 미국의 명문대들은 일본 중국 유럽 등에 지역학과 어학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분교를 설치한다"며 "교환학생 프로그램만 믿고 학생들만 해외에 보낼 경우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이 현지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교를 설치할 경우 현지의 학교에도 도움이 된다.

스탠퍼드의 경우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2~3명의 현지 학생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

또 스탠퍼드에서 석사를 밟을 때 2명에 한해 학비를 면제받는다.

대신 도시샤대는 임대료와 전기료 난방비 등을 스탠퍼드를 대신해 지불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일본 외에도 중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9개 나라에 분교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어학과 지역학을 배우는 코스를 개설하지만 일본처럼 특정학생들만 겨냥한 프로그램도 상당하다.

일례로 이탈리아 피렌체에 설치된 분교는 건축학 분야에 특화돼 있어 주로 건축학도들이 많이 찾는다.

이연호 연세대 교수(정치학)는 "한국의 대학들도 외국 대학 내에 분교를 설치하면 학생들이 해외의 문물과 언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교환학생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스탠퍼드처럼 어학연수와 해외인턴십 등을 겸하는 분교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토=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