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고충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어 정말 걱정스럽다.

4일 산업자원부 주최로 열린 민·관 합동 수출대책회의에서도 기업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원화 강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호소하면서 "정부가 강력한 환율 안정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한다.

사실 달러당 930원 선도 밑도는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로선 버티기 힘든 수준임이 분명하다.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4월 경상수지가 환란 이후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원화 가치의 지나친 상승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원·엔 환율마저 100엔당 760원 수준으로 떨어져 수출기업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대일(對日)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손해를 보지 않고 수출할 수 있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평균 852원으로 나타난 것만 봐도 기업들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환율 하락의 원인이 한국상품의 경쟁력 상승보다 국제 유동자금의 유입급증에 따른 측면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한층 우려스럽다.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과 국내주식 매수를 위한 외국자금이 몰려들면서 4월 자본수지가 36억달러나 유입초과를 기록한 사실은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이 결코 정상적인 것이 아님을 입증(立證)하고도 남음이 있다.

따라서 환율하락은 더이상 방치해선 안될 일이다.

환투기를 노린 외화차입을 강력히 억제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시장개입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가뜩이나 고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이제 겨우 회복을 시도하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