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CLSA 아시아·태평양 법인의 리포트를 인용,"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가공)업체인 TSMC가 하이닉스의 8인치 라인을 약 10억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TSMC가 인수하려는 하이닉스 팹은 한 달에 12만9000장의 8인치 웨이퍼를 투입하는 생산라인이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관계자는 "12인치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8인치 라인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매각협상을 추진하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8인치 라인을 다른 업체에 통째로 매각할지,장비만 떼어다 팔지,아니면 생산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증설할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생산성이 떨어지는 8인치 대신 12인치 라인 확충에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하이닉스는 12인치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30%가량 떨어지는 8인치 라인이 많다는 점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삼성전자가 총 4개의 12인치 D램 라인을 갖추고 있는 데 반해 하이닉스는 이천과 중국 우시공장에 각 1개씩 총 2개의 12인치 라인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이천에 1개,청주에 2개,중국 우시에 1개 등 4개의 8인치 라인이 있다.

특히 최근 D램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경쟁업체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12인치 라인 투자를 서두르고 있어 하이닉스도 12인치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하이닉스가 8인치 라인 중 일부를 매각한 자금으로 내년 이후 12인치 라인 투자에 활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닉스가 TSMC와 8인치 라인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것은 사실로 판단된다"며 "실제 매각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내년에나 성사될 것으로 보이며,매각이 성사되면 내년 하반기 이후 하이닉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