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가치 경쟁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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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시멘트를 생일 선물로 만들어 '대박' 히트를 날린 멕시코의 시멘트 회사 세멕스(Cemex). '블루오션 전략'에서 대표적인 성공 기업으로 나오는 이 회사가 판 것은 품질이나 싼 가격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 바로 가치(value)였다. 세멕스가 사람들에게 제공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아마 '명분'일 것이다. 1990년대 당시 외환위기를 겪으며 멕시코 사회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고통을 당했다. 몇 달 전까지 같이 근무하던 상사를,생계유지가 갑자기 곤란해진 은사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돈'으로는 곤란했다. 마침 생일선물로 시멘트가 유행을 타니 별 부담없이 시멘트를 선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세멕스가 판 것은 시멘트가 아니라,고마움이요 애정이며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명분이었다.
우리는 가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풍요와 공급과잉으로 요약되는 이 시대에는 가격이나 품질로 승부하기 어렵다. 모든 제품들이 별로 나무랄 데가 없는 품질을 자랑하는 시기에 '세계 최고'도 별 의미가 없다. 같은 가격이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그 무엇,그리고 그 이상이 있는 것을 사람들은 원한다. 복잡하게 얘기하면 감성이요,디자인이며,꿈이고,이야기다. 간단하게 줄이면 그것이 바로 가치다. 이제는 누가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된 것이다.
가치의 시대에 비즈니스맨들이 온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이다. 워런 버핏은 "가격은 우리가 내는 돈,가치는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 무엇인가를 사는데 그것이 바로 가치라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가격의 결정자가 될지는 몰라도 가치는 사는 사람들이 정한다. 그러니 연구대상은 기술이나 품질이나 경쟁사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인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란 그러나 절대 쉽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 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우리 시대를 창의성의 시대요,꿈의 시대,감성의 시대라고도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대에 우뚝 설 수 있는 성공논리도 그래서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높이고 사람들의 꿈을 건드리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느냐 하는 '가치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 가치혁신 기업들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충성스런 고객을 확보하며 질주하고 있다. 애플 디자인에 열광하고,구글 서비스에 희열을 느끼며, 할리데이비슨 소리에 귀가 머는 새로운 부족들이 전세계에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환경 적응업'으로 불리는 기업들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다. 최근 10년을 보더라도 국내에서도 젊은 혁신가들이 나타나 재계 지도를 바꾸어 놓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대기업들도 고객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키워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영을 생각하고 가치혁신 마인드를 갖추어 간다면 외환위기 이후 10년의 고통을 보상받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항상 걱정은 정치다. 두바이가 날고 마카오가 뛰고 중국이 '대국굴기'로 용솟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는 이합집산 아니면 이전투구다. 적을 쓰러뜨리면 내가 사는 '레드오션'의 세계인 정치판에 가치 경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까.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그것은 아마 '명분'일 것이다. 1990년대 당시 외환위기를 겪으며 멕시코 사회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고통을 당했다. 몇 달 전까지 같이 근무하던 상사를,생계유지가 갑자기 곤란해진 은사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돈'으로는 곤란했다. 마침 생일선물로 시멘트가 유행을 타니 별 부담없이 시멘트를 선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세멕스가 판 것은 시멘트가 아니라,고마움이요 애정이며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명분이었다.
우리는 가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풍요와 공급과잉으로 요약되는 이 시대에는 가격이나 품질로 승부하기 어렵다. 모든 제품들이 별로 나무랄 데가 없는 품질을 자랑하는 시기에 '세계 최고'도 별 의미가 없다. 같은 가격이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그 무엇,그리고 그 이상이 있는 것을 사람들은 원한다. 복잡하게 얘기하면 감성이요,디자인이며,꿈이고,이야기다. 간단하게 줄이면 그것이 바로 가치다. 이제는 누가 더 나은 가치를 줄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된 것이다.
가치의 시대에 비즈니스맨들이 온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이다. 워런 버핏은 "가격은 우리가 내는 돈,가치는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 무엇인가를 사는데 그것이 바로 가치라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가격의 결정자가 될지는 몰라도 가치는 사는 사람들이 정한다. 그러니 연구대상은 기술이나 품질이나 경쟁사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인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란 그러나 절대 쉽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 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우리 시대를 창의성의 시대요,꿈의 시대,감성의 시대라고도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대에 우뚝 설 수 있는 성공논리도 그래서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높이고 사람들의 꿈을 건드리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느냐 하는 '가치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실제 가치혁신 기업들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충성스런 고객을 확보하며 질주하고 있다. 애플 디자인에 열광하고,구글 서비스에 희열을 느끼며, 할리데이비슨 소리에 귀가 머는 새로운 부족들이 전세계에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환경 적응업'으로 불리는 기업들에 대해선 별 걱정이 없다. 최근 10년을 보더라도 국내에서도 젊은 혁신가들이 나타나 재계 지도를 바꾸어 놓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대기업들도 고객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키워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영을 생각하고 가치혁신 마인드를 갖추어 간다면 외환위기 이후 10년의 고통을 보상받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항상 걱정은 정치다. 두바이가 날고 마카오가 뛰고 중국이 '대국굴기'로 용솟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는 이합집산 아니면 이전투구다. 적을 쓰러뜨리면 내가 사는 '레드오션'의 세계인 정치판에 가치 경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까.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