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기피하는 영업 분야를 선택한 게 참 다행스럽게 느껴져요."

'영업은 남자들만의 성역'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도전,다국적기업 피앤지(P&G)의 글로벌 매니저 자리에까지 오른 '글로벌 영업통' 황진선씨(42)가 '나는 프로페셔널이다'(랜덤하우스코리아 간)라는 책을 펴냈다.

황씨는 한국 피앤지 영업이사를 거쳐 아시아를 무대로 뛰는 글로벌 매니저로 승진,일본 글로벌 커스터머 리더로 일하고 있다.

1990년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황씨는 수동적인 일이 싫어 영업직에 도전했다. 그러나 영업부서에서 여성을 뽑지 않는 당시 분위기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피앤지에 입사했다. 그는 '술 마시고 얘기 잘하는' 영업 대신 신뢰를 쌓는 영업활동을 원칙으로 삼고 뛰며 승진을 거듭했다.

승진의 기쁨 뒤에는 피할 수 없는 어려움도 많았다. 회식 자리에서 겪는 성적 수치나 업무 실패는 당연한 통과의례 같았다.

회식자리에서 상사의 블루스 제의에 "계속 춤을 춰야 하나요"라고 당당히 맞서기도 했다. 황씨는 "싫다면 당당하게 말하자,일 잘하는 사람을 계속 괴롭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황씨는 이 책에서 자신이 성공한 원동력은 아버지라고 밝혔다. 그는 딸만 둘을 둔 아버지가 "네가 원하는 것을 당당히 말하고,남이 너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노력하라"고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