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I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은 저축은행업계의 풍운아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저축은행업계 자산 순위 1위로 떠오른 솔로몬이 굴지의 그룹 등 경쟁상대를 꺾고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금융그룹화를 향한 임 회장의 비전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는 금융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종합금융그룹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증권사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점 하나 없는 증권사를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지적도 있지만 솔로몬 측은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감안해 딜을 성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인수 시너지 기대

7일 금융계에 따르면 KGI증권 대주주인 대만의 쿠스그룹은 이르면 15일께 솔로몬저축은행,KTB자산운용 컨소시엄과 KGI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솔로몬 컨소시엄은 쿠스그룹이 가지고 있는 KGI증권 주식 51%를 약 1500억원에 전량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몬저축은행은 51%의 지분 중 10~20% 정도를 갖고 KGI증권의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KTB는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솔로몬 컨소시엄은 인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사업 확대를 위해 증자를 추진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KGI증권의 자기자본은 1710억원 정도다.

솔로몬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최초로 증권사를 인수한 것은 저축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에서 팔 수 없는 국공채나 펀드를 KGI증권을 통해 판매하고 지점망이 없는 KGI 증권의 단점을 솔로몬저축은행의 전국적인 지점망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KGI증권사를 통해 IB사업을 강화,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임 회장은 "머지 않아 저축은행에서도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되면 증권사를 통해 여러 투자상품을 만들어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교차판매하고 고객들에게 증권사가 하는 투자사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해 낼 수도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와 지방은행까지 인수

증권업 진출을 계기로 임 회장의 경영 전략이 금융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젊은 나이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 온 임 회장은 그동안 "여건만 조성된다면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업종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임 회장은 구체적인 M&A 대상으로 증권사뿐만 아니라 지방은행과 보험사 등도 함께 꼽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베팅을 통해 증권사를 인수하게 됐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임 회장이 20년 뒤를 내다보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별도 팀을 구성해 시너지 확대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광고회사 설립으로 사업에 뛰어든 임 회장은 2002년 자산 3500억원 수준의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해 4년여 만에 3조원이 넘는 1등 저축은행으로 키워냈다.

칭기즈칸식 영토 확장에 나선 임 회장이 한국 자본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완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