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룬(崑崙)산맥이 있는 한 기차로는 영원히 라싸에 갈 수 없다."

미국의 기차여행가 폴 서로가 남긴 이 말은 지난해 7월1일부터 틀린 게 됐다. 중국 칭하이(靑海)성 시닝과 시짱(西藏ㆍ티베트)의 라싸를 잇는 칭짱철로가 정식으로 개통됐기 때문이다. 평균 해발고도 4000m,총길이 1956km. 세계에서 가장 높고 긴 고원철도와 동토(凍土)터널은 유럽의 철도 선진국들조차 공사불가를 선언했던 난코스였다.

'티베트 기차여행'(천양 지음,박승미 옮김,뜨인돌)은 '문성공주호(文成公主號)' 특급열차를 타고 칭짱철로를 따라가며 만나는 티베트의 자연과 사람,소수민족들의 전통과 풍속을 소개하는 책. 국내에선 처음 소개되는 칭짱열차 여행서다.

기차가 가는 길엔 '중화민족의 젖줄'이라 불리는 양쯔강,황하,란창강의 발원지가 있고 세계 제일의 소금다리인 완장염교와 아시아 최대의 소금호수인 차얼한을 만난다. 또한 '만산(萬山)의 조상'이라는 쿤룬산,하얀 옷을 차려입은 탕구라산,황량한 고비사막과 6월에 나부끼는 눈발도 볼 수 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있다. 칭하이성의 성도(省都)인 시닝에서 두 번째 도시이자 교통 요충지인 거얼무까지 가는 여정이 1부,거얼무에서 라싸까지 가는 여정이 2부다. 저자는 정차역마다 내려서 티베트인과 어울리며 지낸 경험담을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하늘길의 옛마을 시닝,티베트의 요충지 황위안,칭하이호의 샹그릴라 텐쥔,강물이 모여드는 곳 거얼무,하늘길의 난코스 우다오량,하늘과 맞닿은 곳 탕구라산…. 저자는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 위를 달리며 눈으로,발로,가슴으로 느끼고 체험하라"고 유혹한다.

248쪽,1만3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