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씨(55)는 지난달 시내 병원에서 대장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협력의료기관인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를 찾아 정확한 판정을 받고 본격적인 치료를 하라고 권유했다.

김씨는 의사의 권고대로 동네 병원에서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및 결장내시경 사진과 소견서를 가지고 암센터를 찾았다.

암센터에서 진료받은 첫날 대장암팀 5명의 의사를 모두 만났다. 수술 항암제치료 방사선치료 등과 관련된 궁금증을 소상히 물어볼 수 있었다. 의사들이 수술과 항암제치료를 병행하는 치료계획을 세워줘 지금은 2주 후에 잡힌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진료시스템이었다면 검사와 진료를 받는데만 최소 1개월에서 수개월을 허비해야 했을 터였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는 1ㆍ2차 의료기관에서 암 진단을 받고 찾아온 환자가 첫 외래진료를 받은 뒤 이른 시일 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난해 7월부터 통합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위암 대장암 식도암 폐암 유방암 비뇨기암 등 환자가 많은 6가지 암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암으로 1차 진단받은 환자가 내원할 경우 정밀검사를 받은 다음 소화기내과나 영상의학과에서 진단받았다.

이어 방사선치료를 하는 방사선종양학과,항암제치료를 맡는 종양내과,수술을 실시하는 외과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진료를 받아야 했다.

거의 한 달여가 소요되는 과정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국에서 암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다.

경향 각지에서 환자가 밀려들다 보니 환자들이 암 치료를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점차 길어졌다.

암센터는 이를 해소하고자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암 통합진료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시행 후 치료 대기시간이 2주 이내로 줄었다.

김진천 암센터장은 "암은 어느 질환보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시급한데,환자가 수개월을 기다리다 보니 안타까움이 컸다"며 "통합진료시스템 도입으로 암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과 환자의 정신적 고통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