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형 <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장 >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당나라 현종 때의 재상 이임보를 가리키는 말인데,'입에는 꿀이 있지만,뱃속에는 칼이 있다'는 뜻이다.

요새 해외 부동산개발사업의 일면을 보여주는 고사성어인 것 같다.

해외부동산 개발의 경우 투자액 대비 몇 배에 달하는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지만,그 사업을 들여다보면 많은 리스크들이 존재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부동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32건,5억2100만 달러로 전년대비 건수는 166.7%,금액은 203.3% 늘었다.

해외투자는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토목,건축,플랜트 위주의 시설 공사수주가 전부였는데,최근 들어 부동산 개발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부 규제가 시행돼 해외 투자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부동산 사업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리스크다.

특히 중국,베트남,카자흐스탄,두바이 등의 개발도상국들은 아직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안정되지 못해 잠재적 위험요소가 내재돼 있다.

시공업체가 자금을 투자해 토지를 매입하고 인·허가와 분양을 책임져야 하는 개발사업의 특성상 리스크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국가를 선정할 때는 생산이나 판매와 관련된 사항뿐만 아니라 투자대상국의 외환상황,정국불안,급격한 환율변동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리스크를 감소하는 방법으로는 합자회사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다.

여기에 덧붙여 사업소재국 정부 및 중앙은행으로부터 사업수행과 관련된 제반 인·허가,몰수 및 국유화 방지,외화송금보장 등에 관한 확약을 받아두어야 한다.

또 다른 복병은 사업운영위험이다.

이 같은 위험은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도 있지만,인플레이션에 의한 임금인상 등 운영비용의 증가,환율 및 이자율 변동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의 가중 등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자금 흐름 등의 리스크는 현지에 사업주체를 둬 이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사업체를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현지 사업 주체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운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의 부동산 개발사업 추진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위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 매력만큼이나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