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리더십의 부재를 한탄하는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진정한 리더란 누구인가? 사회적 지위에서 나오는 권력이 아닌 도덕적인 권위로 따르게 만들 그런 리더를 우리는 정말 가질 수 없는가?

제임스 쿠제스와 베리 포스너가 쓴 '최고의 리더'(김경섭 옮김,비즈니스북스)의 원제(A Leader's Legacy)에서 보듯 리더는 유산을 남기는 존재다.

말하자면,자신이 머문 캠프장을 좀 더 괜찮은 곳으로 만들어 다음에 찾아올 사람들이 더 쾌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갖거나,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찾아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리더들은 소중하게 기억되며,마치 향기처럼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멋진 주인공이 죽었을 때 "그는 죽지 않아.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잖아"라는 순정만화의 대사처럼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변화하도록 만드는 그것이 바로 리더의 유산이 아니겠는가.

오랫동안 리더십을 연구해온 두 저자는 이 책에서 리더십의 21가지 측면을 설명한다.

21가지라니! 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리더십의 패러독스나 모호한 문제 등을 실제 사례로 풀어내 읽는 데 부담이 없다.

오히려 생생한 스토리를 통해 리더들이 빠지는 함정과 유쾌한 반전의 묘미까지 준다.

리더십의 원칙 중 '개인화'란 개념은 매우 흥미롭다.

탁월한 리더십이란 누가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시키거나 시험을 봐 합격 점수를 받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리더십은 일반론이 아니라 자신에게 개인화되어야 한다.

즉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는 것이며,뼈에 새기는 것이며,어떤 인격이 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사랑 받는 리더가 사람들을 이끈다" "진정한 리더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내 경험으로 볼 때도 최고의 리더들은 인간적인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의 포용력,순수함,열정,탁월함의 추구….이것들은 모두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다.

결국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자기 아닌 누군가가 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순수한 자기가 되는 것'에 가깝다.

이 책이 주는 한 가지 위안은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테자자데는 '리더는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으며 열정과 카리스마가 넘쳐야 하는데 나는 정반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은 리더가 아니라 단지 매니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칭을 받으면서 '리더십은 배울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새삼 인식했다.

"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는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높은 성과를 내도록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그녀는 뛰어난 성과를 거둔다.

사람들은 티백과 같아서 뜨거운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알지 못한다.

이러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한몫을 할 책이다.

296쪽,1만3000원.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