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테크 시장에서는 갑자기 금리 인상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벌써부터 제2의 금리인상 도미노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처한 여건을 감안해 본다면 금리가 인상될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태다.

무엇보다 경기 면에서 올 세계경제 성장률이 5% 내외로 크게 둔화되지 않으면서 총수요 측면(demand-pull)에서 누적돼 온 인플레 압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반구 지역이 원자재 비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농산물을 중심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심상치 않다.

이 때문에 총공급 측면(cost-push)에서도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인 차원에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이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정책금리인 1년 만기 대출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호주 일본 등도 시기만 놓고 저울질할 뿐이지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금리 인하가 기대됐던 미국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금리 인상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에 익숙해 있는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경제 주체들의 재테크 운용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 경기부양 대책의 중심이 바뀌고 있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그동안 효과에 대해서 '무용론'에 무게가 실리던 통화 정책이 금리인상 효과에 대해 기대하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게 느끼고 금리 인하에 비탄력적인 상황이 계속돼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질 우려가 높아진다.

반면 경기 회복기에는 경제 주체들이 미래를 밝게 봄에 따라 아무래도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른바 '금리 효과의 비대칭성'이다.

추세적으로 2004년 6월 말 이후 세계 각국이 금리를 올려 왔지만 수준 자체는 여전히 경제 여건에 비해 낮은 상태다.

현재 세계 평균 정책금리는 4% 내외로 추정된다.

반면 세계경제 성장률과 세계 평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적정 금리 수준은 5%대로 추정된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돈이 쓸 곳에 제대로 쓰여지지 않는 도덕적 해이 등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채시장 수급 측면에서도 세계 각국의 재정 적자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 적자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아무래도 세금 인상 등을 통한 방안은 현 경제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저항과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로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재원 조달을 위해서는 후손들의 소득을 미리 당겨 쓰는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떤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세계 각국이 처한 여건과 비슷하다.

일단 콜금리는 올해 말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경기 문제를 감안해 10개월째 동결해 오고 있지만 최근 시중금리 상승세와 부동산 투기억제 목적으로 '인상론'에도 여전히 무게가 실려 있다.

현 콜금리 4.5%도 우리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올해 말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감안할 때 예상되는 재정수지 악화분은 국민들의 저항이 높고 자칫 집권당의 표를 잃을 세금과 준조세(near tax)보다는 국채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재테크 생활자들은 지금까지 유지해 온 주식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을 아직까지는 성급하게 바꿀 필요가 없지만 앞으로 세계 각국의 금리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 언제든지 금리 인상에 대비할 수 있는 자세는 갖춰 놓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