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리니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니지' 일변도에서 탈피해 캐주얼게임 접목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에 리니지1,2는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하지만 리니지에는 아이템 현금거래,명의도용자 놀이터,기술유출사건 연루 등의 어두운 면이 겹쳐 있다.

해본 적이 없는 캐주얼 게임을 도입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야 하는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지난달 중순 자사의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쉽게 즐길 수 있는 플래시게임 50여개를 추가했다.

플래시 게임은 엔씨소프트와 잘 어울리지 않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반응은 기대밖이다.

개편 당시 반짝 증가했던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의 사용자 수가 감소세로 반전됐다.

이유는 한게임 넷마블 피망 등 기존 3강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것.현재 플레이엔씨의 하루평균 방문자 수는 9만6000명으로 NHN 한게임 방문자 수의 1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미지 변신이 쉽지 않아지면서 엔씨는 다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주로 회귀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올 여름 공개하는 '아이온'에 올인하는 분위기가 그것.대형 후속작인 '리니지3'가 개발자들의 집단 퇴사와 기술 유출사건 연루로 개발 자체가 무기 중단되자 엔씨는 아이온에 전력투구하는 인상이 짙다.

엔씨가 현재 상황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아이온이라는 것.2003년 리니지2 이후 히트작이 없는 가운데 불거진 기술유출 사건 자체도 이미지 변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변신을 꾀하려고 했다.

2개의 캐주얼게임을 서비스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에이트릭스'와 곧 선보일 스노보드게임 'SP JAM'이 그것이다.

직접 개발한 게임만 서비스해온 엔씨로서는 남이 개발한 게임을 서비스하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변화가 절실했던 것.

특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캐주얼게임이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리니지 이미지가 변신의 제약이 되고있는 셈이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는 마땅히 계속해야 하는 사업이면서도 비중을 줄여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다른 장르의 게임을 도입해 이미지 변신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