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았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석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미국시장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긴축 우려와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가 겹치면서 지수의 하락폭을 키웠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76포인트 하락한 1727.28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속된 급등세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지수 하락의 주범은 외국인들이었다. 이날에만 43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을 팔아치웠다. 지난 7일에도 37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바 있다.

그러나 지수의 추가하락은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저지됐다. 개인은 나흘째 매수세를 유지한 가운데 2127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도 1973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76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미국시장의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으로 17포인트 이상 하락 출발했다. 이후 개인과 투신 및 연기금의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폭을 줄여 나갔지만, 외국인의 강력한 매도세가 이어지며 하락폭을 키웠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 등 주요 아시아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장중 한때 1720선마저 붕괴됐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현물을 사들이면서 1720선을 지켜냈다. 특히 기관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형IT株를 집중 매수하면서 약세장 속에서도 대형IT주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3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 전날보다 0.53% 소폭 올랐다.

업종별로는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건설업(-4.46%) 운수창고(-4.13%) 기계(-3.17%) 철강금속(1.6%)을 비롯해 운수장비(-3.2%) 유통업(-2.87%) 은행(-2.75%) 금융업(-1.86%) 보험(-1.57%)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반면에 전기전자(0.93%) 의료정밀(0.33%) 종이목재(0.29%) 등은 올랐다.

삼성전자(0.53%) 하이닉스(2.1%) LG필립스LCD(2.82%) 삼성전기(0.83%) 등 대형IT주들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삼성SDI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는 증권사 평가에 힘입어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LG전자도 MS와 포괄적 특허상호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흘째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포스코(-1.3%) 국민은행(-3.66%) 현대중공업(-4.74%) 우리금융(-1.79%) 신세계(-2.85%)등이 1~4%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에 현대차(1.41%) SK(1.3%) 등은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에 비하면 코스닥은 선방했다. 코스닥지수는 1.21포인트(0.16%) 하락한 760.63을 기록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1억원과 5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외국인만 7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NHN(-0.85%) LG텔레콤(-0.91%) 아시아나항공(-3.03%) 태웅(-2.06%) 키움증권(-5.51%) 하나투어(-0.27%) 등은 하락했으나, 서울반도체는 6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다음도 UCC 관련 서비스 점유율 확대가 긍정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힘입어 5% 가까이 급등, 시가총액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밖에 이건창호가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며, 미주소재는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는 회사측 발표에도 불구하고 4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직행했다.

배용준이 최대주주인 키이스트는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방영 연기 소식에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덱트론은 90% 감자 결정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울트라건설, 동신건설, 삼일기업공사 등 건설주들은 6~12% 급락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