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본격 조정? … 美.日등 이상기류, 코스피 25P급락
급등세를 이어가던 세계 증시가 이달 들어 뚜렷한 동반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글로벌 금리인상 우려로 주식 시장의 유동성 위축 가능성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8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고공비행하던 코스피 지수는 25.76포인트(1.47%) 하락한 1727.28로 마감했다.

약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그동안 주식을 못 샀던 개인이나 기관들의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장중 반등 움직임도 있었지만 4300억원대의 대규모 외국인 순매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 1.52%,홍콩 항셍지수 1.40%,싱가포르 ST지수가 1.54% 떨어지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1%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동반 급락의 중심에는 사흘 연속 크게 하락한 미국 증시의 이상 기류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급등하며 세계 증시를 견인해 온 미국 증시는 최근 사흘간 3% 넘게 떨어졌다.

유럽 경제권의 대표 주자인 독일 증시도 이달 들어 4%가량 조정받고 있다.

또 전 세계 신흥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도 2주째 뚜렷한 조정세다.

5월 말부터 일주일간 15%가량 급락한 중국 증시는 하락세는 멈췄지만 반등이 미미한 상황이다.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시장 증시도 이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증시의 약세는 유럽중앙은행과 뉴질랜드가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조짐이 부각되며 국채 금리가 5% 선을 뛰어넘었다.

또 일본의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경우 싼 엔화를 차입해 전 세계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자금'의 청산 가능성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중국 시장이 최근 15% 이상 급락세를 보인 데다 미국 시장도 연 사흘째 급락세를 나타낸 만큼 국내 시장의 조정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증시가 단기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우려를 빌미로 1~2개월 정도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