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 사이에 '단타족'이나 '몰빵족''지름족' 등이 등장하고 있다.

주가 상승 속에 펀드 자산이 250조원 규모로 불어나고 펀드 계좌수도 1400만개에 달할 만큼 간접 투자가 대중화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부정적 투자 문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 투자해야 펀드 투자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단기 시황에 집착하거나 '감정적'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펀드 단타족 등장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1월 환매 수수료가 없고 환매 기간에도 전혀 제한이 없는 C자산운용사의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다음날 곧바로 환매했다.

옵션 만기일을 맞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하룻동안 초단타 펀드 매매를 한 것이다.

이 거래로 6만원 정도를 벌어들인 김씨는 이후에도 하루이틀 만에 환매하는 단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주식 직접 투자를 하다가 지난해 펀드로 말을 갈아탄 최모씨는 1년여 동안 열 차례나 똑같은 펀드 가입과 환매를 반복했다.

주가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가입했다가 오르면 환매하는 투자 행태를 지속한 것이다.

최씨는 단타 매매로 21% 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펀드에 돈을 묻어 두었으면 38%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펀드는 적어도 몇 개월,길게는 10년 이상 장기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환매 수수료가 없는 펀드를 활용해 단타 매매를 하고 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에 투자했다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거나 일정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곧바로 환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펀드는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정 유형에 '몰빵' 투자

일부 투자자들은 비슷한 유형의 펀드에 집중 투자하기도 한다.

작년부터 펀드 투자를 시작한 이모씨는 올해 해외펀드 열풍이 불자 5000만원의 자금을 중국 펀드와 인도 펀드,베트남 펀드,러시아 및 동유럽 투자펀드,남미 투자펀드에 쪼개 넣었다.

포트폴리오가 지역적으로 다양하게 분산돼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개발도상국에 모든 투자 자산을 한꺼번에 넣은 셈으로 대단히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조완재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함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하며 특정 업종 섹터펀드까지 포함시켜 투자 자산의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신상품에 열광하기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펀드 신상품에 열광하며 이른바 '지름신(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만든다는 가상의 신) 강림'을 경험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주부 조모씨는 최근 유명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인도네시아 펀드에 가입하면서 투자한 펀드 수가 13개로 불어났다.

총 1억원 정도여서 펀드당 평균 투자금액은 1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조씨는 "새로운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나 새로운 개념의 섹터펀드가 등장할 때마다 가입하고 싶다는 충동이 생겨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신상품에 무작정 충동 가입하기보다는 과거 오랫동안 상위권 실적을 올린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