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수익률이 글로벌 증시의 조정폭과 기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우려감이 미 국채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곧바로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 인플레지표가 수익률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 뉴욕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인 8일 뉴욕증시가 반등했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것이다.

거칠 것 없던 글로벌 증시가 지난 5일 제동이 걸린 것도 국채수익률이 급상승한 때문이다.

6일 유럽중앙은행(ECB)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인상 우려는 현실화됐다.

그런 우려로 7일 미국의 기준금리인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연 5%를 뛰어넘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다음 날인 8일 국채수익률이 약간 하락하자 뉴욕 증시가 반등하는 국면을 연출했다.

유럽과 일본 증시는 지난 주말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 국채 수익률 변화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등락은 당분간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은 국채수익률이 어떤 수준까지 오르느냐다.

일부에서는 지난 8일 장중에 기록했던 연 5.25%(2002년 3월 이후 최고)를 단기 꼭짓점으로 보고 있다.

UBS의 빌 오도넬은 "미 국채시장은 장기포트폴리오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매수할 만한 시점인 만큼 추가 상승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상당하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마이클 폰드는 "채권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명확히 변하고 있다"며 "채권수익률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중간에 조정을 거치겠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추가 상승 쪽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다.

월가에서는 지난주처럼 금리 급등에 따른 주가 급락 현상은 완화되겠지만 증시가 조정국면에서 손쉽게 벗어날 것으로 속단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도이체 방크의 미국 주식담당인 오웬 피츠패트릭은 "미 경제지표들이 경제 상황의 개선을 보여주는 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것은 수익률을 밀어올리는 힘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14,15일 발표되는 5월 도소매 물가가 특히 관심을 끄는 지표다.

유가와 기업이익도 상당한 변수다.

이미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는 그 움직임에 따라 증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기업이익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미 500대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작년 말까지 1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왔다.

지난 1분기엔 8.3%로 둔화됐다.

2분기엔 3.8%로 더 낮아질 것이란 게 전문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의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지난 4월 뉴욕증시를 떠받쳤던 기업실적이 동력을 상실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일본,다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는 순항 중이어서 미 기업의 실적둔화로 인한 영향은 금리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가 눈여겨봐야 할 또다른 변수는 주택경기 움직임이다.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금리도 상승해 주택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택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미국의 경우 침체기간이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의 주택경기도 타격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붐을 이루고 있는 M&A가 금리상승세로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여부도 글로벌 증시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도쿄=차병석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