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폭 5㎚ 이하의 실리콘 나노선과 기존의 메모리소자 기술을 결합시켜 성능과 집적도를 크게 향상시킨 비휘발성 메모리소자가 한.미 공동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운대 구상모(전자재료학) 교수는 미 국립표준연구원(NIST) 연구진과 함께 5㎚(나노미터:10억분의1m) 실리콘 나노선을 전통적인 질화막 전하저장 게이트(ONO)에 결합시킨 하이브리드 구조의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물리학분야의 저명학회인 영국 물리학회(IOP)가 발행하는 저널 '나노테크놀러지' 온라인판에 지난달 발표됐으며 이달중 인쇄판에도 실릴 예정이다.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메모리로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나 USB 메모리스틱 등에 사용되는 플래시 메모리가 대표적이다.

구 교수는 이 메모리소자에 사용되는 실리콘 나노선은 개별적으로 대량 합성된 것으로 결정성이 높고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 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 데이터 유지 기능이 우수하고 온도 변화와 인접 회로에 의한 간섭도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기술은 기존의 메모리칩에 사용돼온 전자선 리소그래피 같은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웨이퍼 상에서 실리콘 나노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패턴화할 수 있어 초고집적화가 가능하고 제조단가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노미터 단위의 메모리소자는 수년 내에 테라비트(1조비트)급 메모리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연구 경쟁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최양규(전자전산학) 교수팀과 나노종합팩센터는 지난 3월 세계에서 가장 작은 8㎚급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한 3차원 차세대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테라비트급 메모리는 엄지 손톱크기의 메모리칩에 1만2천500년분의 신문기사나 50만곡의 MP3 파일, 또는 1천250편의 DVD 영화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칩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개발한 40㎚급 회로선폭의 32기가비트(Gb) 메모리칩이다.

구 교수는 "이 메모리소자는 현재 제시되고 있는 다른 미래형 소자들보다 고온에서 안정성이 더 뛰어나고 기존 기술과의 접목도 더 용이하다"며 "앞으로 5~10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