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은 어떤 것일까.

3라운드까지 선두에 크게 뒤져 우승하리라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선수가 최종일 '베스트 스코어'를 내며 대역전승을 거두는 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프로데뷔 22년째인 우디 오스틴(43·미국)이 미국PGA투어 스탠퍼드 세인트주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패턴은 그 전형이었다.

오스틴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사우스윈드TPC(파70·길이 7244야드)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4위였다.

더욱 선두는 세계랭킹 4위 아담 스콧(호주)으로 사흘 내내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었고,2위와 3타 간격이어서 그의 우승은 확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11일(한국시간) 속개된 최종라운드는 그 예상을 깨버렸다.

스콧은 '트리플 보기'까지 하며 5오버파로 무너졌고,오스틴은 '보기' 없이 8언더파(이글1 버디6)를 몰아치며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스코어는 합계 13언더파 267타(72·66·67·62)였으며,2위 브라이언 데이비스(잉글랜드)와 5타차의 완벽한 역전승이었다.

특히 그가 4라운드에서 기록한 8언더파 62타는 올시즌 열린 미PGA투어 24개 대회 챔피언이 기록한 최종라운드 스코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다.

자신의 18홀 생애 베스트 스코어이기도 했다.

1986년 프로가 된 오스틴은 투어 387개 대회 출전 만에 통산 3승째를 올렸다.

앞선 우승은 1995년 뷰익오픈과 2004년 뷰익챔피언십이다.

오스틴은 우승상금 108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이 지난주 143위에서 2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앞두고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세계랭킹 12위 내 선수 중 6명이 출전했지만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다.

비제이 싱(피지)과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30위에 그쳤고,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최종일 챔피언조가 티오프하기도 전에 대회를 마칠 정도였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2오버파 282타로 공동 25위,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13오버파 293타로 공동 75위를 차지했다.

첫날 10위 안에 들었던 존 데일리(미국)는 18오버파 298타로 최하위권인 79위.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