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中 제트기 독자생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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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세계 항공기 제조회사들은 최근 새로운 경쟁자를 의식하게 됐다.
중국이 독자적인 제트기 생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해마다 수십 대의 제트기를 수입하고 있는 중국이 이제 국가 항공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자체 생산한 제트기로 보잉과 에어버스에 맞서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제트기 생산 방식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면 중국이 쉽게 성공을 거둘지 낙관하기 어렵다.
무경험이 우선 문제다.
중국은 1980년 보잉 707을 모방한 '상하이 Y-10'을 비행시켜 본 적은 있지만 이는 성공적인 제트기 생산과 전혀 상관없다.
항공기의 핵심은 엔진과 항공전자공학 분야인데 이런 일들은 외국의 민간기업들에 맡겨야 한다.
다른 제조산업처럼 항공기 제조산업도 분업화돼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선 기업들은 생산 구조의 위쪽을 차지하면서 디자인과 조립 완성을 담당하고,나머지 구조물의 생산은 경험 있는 글로벌 파트너들이 맡고 있다.
항공기 시장에 뛰어든 지 40년이 된 최근에야 독자적인 제트기를 생산하게 된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사가 브라질 최대의 수출기업이자 수입기업인 이유도 이러한 국제적 분업구조 때문이다.
이제 세계 여러 업체들과 공동의 비용 부담과 분업 관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항공기 생산 자체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독자적 제트기 생산'은 개념 자체가 구시대적이다.
에어버스는 유럽 여러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합쳐지면서 생겨났다.
항공 강국 일본도 미쓰비시,가와사키,후지중공업 등 민간기업들이 여러 업체들과 하청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위험 부담을 낮추고 이윤을 극대화했다.
'일본 독자 생산'이라는 욕심을 버린 성과였다.
중국 정부의 상명하달식 문화도 난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맺은 제트기 하청계약은 비용을 기준으로 일본의 약 5%에 불과하고 세계 제트기 부품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벨기에를 겨우 넘어선다.
중국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이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사실 제트기 산업은 중국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중국 경제의 성장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항공기 산업은 자동차나 텔레비전,컴퓨터칩을 만드는 것과 다르다.
한정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명품 부티크와 차라리 비슷하다.
지난해 세계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100개종의 항공기를 3600기 판매했는데 그중 인기 품종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다.
중국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국가적인 제트기 산업'에 성공하더라도 까다롭기 그지없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다면 승산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독자적 제트기 생산 계획에 대해 이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파리의 르 부르제 공항으로 가는 길은 보기 보다 꽤 멀다.
정리=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틸(Teal)그룹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부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의 독자적 제트항공기 생산 가능할까(Has China's Jet Age Arrived?)'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세계 항공기 제조회사들은 최근 새로운 경쟁자를 의식하게 됐다.
중국이 독자적인 제트기 생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해마다 수십 대의 제트기를 수입하고 있는 중국이 이제 국가 항공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자체 생산한 제트기로 보잉과 에어버스에 맞서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제트기 생산 방식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면 중국이 쉽게 성공을 거둘지 낙관하기 어렵다.
무경험이 우선 문제다.
중국은 1980년 보잉 707을 모방한 '상하이 Y-10'을 비행시켜 본 적은 있지만 이는 성공적인 제트기 생산과 전혀 상관없다.
항공기의 핵심은 엔진과 항공전자공학 분야인데 이런 일들은 외국의 민간기업들에 맡겨야 한다.
다른 제조산업처럼 항공기 제조산업도 분업화돼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선 기업들은 생산 구조의 위쪽을 차지하면서 디자인과 조립 완성을 담당하고,나머지 구조물의 생산은 경험 있는 글로벌 파트너들이 맡고 있다.
항공기 시장에 뛰어든 지 40년이 된 최근에야 독자적인 제트기를 생산하게 된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사가 브라질 최대의 수출기업이자 수입기업인 이유도 이러한 국제적 분업구조 때문이다.
이제 세계 여러 업체들과 공동의 비용 부담과 분업 관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항공기 생산 자체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독자적 제트기 생산'은 개념 자체가 구시대적이다.
에어버스는 유럽 여러 회사들이 생존을 위해 합쳐지면서 생겨났다.
항공 강국 일본도 미쓰비시,가와사키,후지중공업 등 민간기업들이 여러 업체들과 하청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위험 부담을 낮추고 이윤을 극대화했다.
'일본 독자 생산'이라는 욕심을 버린 성과였다.
중국 정부의 상명하달식 문화도 난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맺은 제트기 하청계약은 비용을 기준으로 일본의 약 5%에 불과하고 세계 제트기 부품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벨기에를 겨우 넘어선다.
중국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이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사실 제트기 산업은 중국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중국 경제의 성장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항공기 산업은 자동차나 텔레비전,컴퓨터칩을 만드는 것과 다르다.
한정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명품 부티크와 차라리 비슷하다.
지난해 세계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100개종의 항공기를 3600기 판매했는데 그중 인기 품종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쳤다.
중국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국가적인 제트기 산업'에 성공하더라도 까다롭기 그지없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다면 승산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독자적 제트기 생산 계획에 대해 이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파리의 르 부르제 공항으로 가는 길은 보기 보다 꽤 멀다.
정리=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틸(Teal)그룹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부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의 독자적 제트항공기 생산 가능할까(Has China's Jet Age Arrived?)'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