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ㆍ반도체기판 등 디지털부품 비중 늘려

세트업체에 비해 부품업체는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다.

세트업체가 내놓는 신제품에 맞춰 부품개발에만 주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술(IT) 의 급속한 발전으로 하룻밤 사이에 사양길로 접어드는 전자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새로운 기술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면 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부품업체도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아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삼성그룹의 대표적 부품업체인 삼성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5년까지 이 회사의 사업구조는 '백화점식'이었다.

사양길에 접어든 브라운관TV용 부품부터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 등 첨단부품에 이르기까지 안 만드는 게 없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고질적인 만성적자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2005년 태국과 중국 톈진 생산법인을 시작으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저부가가치 사업을 구조조정하기 시작했다.

이들 해외 법인에서 생산하는 편향코일(DY),고압변선기(FBT) 등 아날로그형 제품을 정리하고 대신 카메라모듈,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디지털 부품 비중을 늘린 것.2005년 하반기에는 헝가리 법인에서 만들던 스피커와 멕시코 법인에서 생산하는 편향코일,스피커 사업부를 구조조정했다.

이에 앞서 2002과 2003년에는 전해콘덴서,미니프린터 등 11개의 저부가가치 품목(매출규모 2100억원)을 정리했고 2004년에도 FDD와 드럼 등 4개 저부가 품목을 추가로 정리했다.

저부가가치 부품사업을 정리한 삼성전기가 선택한 새로운 성장동력은 소재·무선고주파(RF)·광(光)기술 등 3대 기술.이들 세 가지 기술을 이용한 △칩부품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 △디지털튜너 △광모듈 △LED 등 디지털 부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돈 안 되는 저수익 사업을 접고 수익성이 좋은 핵심사업에만 집중한 결과,이 회사는 지난해 초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29억원) 대비 659%나 증가했고 순이익은 2004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32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삼성전기의 새 성장동력 찾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 회사는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LED(발광다이오드)를 앞세워 국내 조명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ED'는 형광램프에 비해 가격은 10배가량 비싸지만 수명과 밝기는 형광램프에 비해 월등한 차세대 광원으로 LCD-TV 휴대폰 자동차 등으로 활용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LED 시장이 2010년이면 1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새 수익원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200여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을 LED 사업부문에 새로 배치하고 2개의 선행기술팀을 꾸려 '제3세대 LED'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올해 디자인 능력과 공급망을 갖춘 국내 조명업체와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프로젝트성 사업으로 초기 사업을 진행한 뒤 시장 반응에 따라 아파트 조명설비 시장에 직접 진출할지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부품업체로서 완성품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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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미래형 수익사업 추진개요

▶∼2005년

-아날로그형 부품 구조조정

-편향코일(DY),고압변선기(FBT) 등 브라운관TV,비디오데크용 부품 정리

▶2005∼2006년

-소재·무선고주파(RF)·광(光)기술 등 3대 기술 중심으로 사업 재편

-△칩부품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 △디지털튜너 △광모듈 △LED 등 디지털 부품 개발에 주력

▶2007∼2010년

-차세대 광원인 'LED'를 신성장동력으로 지정·추진

-LED 관련 부품제조에 이어 LED조명사업에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