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D램 반도체 고정 거래 가격이 또다시 하락했다.

지난달 말 이후 현물 가격의 소폭 반등과 업계의 출하량 축소 등으로 인해 이달부터 고정거래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반도체업계와 PC업계가 협상을 통해 합의한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하순에 비해 3~5%가량 떨어졌다.

이로써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들어 단 한 번도 상승하지 못하고 6개월째 추락,연초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연초 6.3달러에 거래됐던 512메가 DDR2 가격은 1.8달러 선까지 밀렸다.

이 정도의 가격 수준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생산 원가보다 낮다는 관측이 많아 양사의 2분기 실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이 반등에 실패한 이유는 휴렛팩커드(HP)와 델 등 대형 수요 업체들이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반도체업계의 가격인상 요구를 외면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당초 하반기 수요 확대를 앞두고 6월부터 반도체 경기가 상승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 또다시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향후 수익 관리 및 출하 전략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결정되는 6월 중 2차 고정거래가격도 상승세를 점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업계 전반의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하반기 가격이 반등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상승 탄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