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기획수석,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가 최근 방송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의 주장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거품'인 만큼 거품을 제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만 실상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

김 교수는 11일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환율에 신경쓰다가 금리를 제때 조정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이미 콜금리 인상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부동산값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한은이 벌써 콜금리를 올렸어야 하는데,환율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범정부 차원에서 외환 개입을 줄이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한은의 통화정책이 뒷북을 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금통위원 시절에도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자주 남겼다.

김 교수는 앞서 7일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강남 일부 지역 집값은 50~60%가 거품"이라며 "거품은 암세포처럼 자꾸 퍼지기 때문에 늦었지만 즉각 터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참여정부가 신도시를 여기저기 건설하면서 투기만 조장했고 이 같은 정책 입안자들이 '바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동탄신도시 계획 발표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동생인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과 함께 '문제는 부동산이야,이 바보들아'라는 책을 펴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부와 한은 관계자들은 "김 교수가 학계로 돌아간 지 오래 돼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대체로 인정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