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듯이 간편하게 안방에서 펀드에 가입할 수는 없을까.

펀드 투자가 일반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싸고 더 간편하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펀드몰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펀드는 판매 조건이 오프라인과 같다.

그러나 일부 상품은 판매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거의 없어 오프라인에 비해 수수료 비용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품도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펀드몰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자산운용사들도 온라인 전용 펀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온라인펀드쇼핑몰의 선두주자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이 지난달 14일 문을 연 온라인펀드몰 '행가래'는 한 달도 채 안된 지난 8일까지 6107개의 계좌를 팔았다.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하루평균 339개의 펀드가 팔린 셈이다.

펀드몰 개설 초기에는 계좌개설 수가 하루에 200개도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400개가 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1055개나 팔려나갔다.

키움증권의 온라인 펀드몰은 현재 104종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오프라인 판매에 비해 수수료가 싼 펀드가 2종,오프라인에서는 팔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파는 전용 펀드가 3종이 있다.

'KTB글로벌스타주식형펀드'는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가입할 경우 수수료가 1.79%이지만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0.92%에 불과하다.

또 '동부해오름인덱스알파파생상품펀드' 역시 오프라인 수수료는 0.36%이지만 온라인에서는 0.195%만 받는다.

이 펀드몰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펀드는 온라인 전용 중국펀드인 '한화꿈에그린차이나펀드'로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했다.

중국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의 수수료가 일반적으로 2.5%안팎이지만 이 펀드는 1.5%로 훨씬 적다.

키움 온라인펀드몰이 성공적으로 안착을 하자 온라인 전용상품을 개발해 공급하겠다는 자산운용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CS자산운용은 조만간 온라인전용펀드인 우리CS미국인덱스재간접펀드1호를 키움온라인펀드몰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수수료가 0.88%에 불과하다.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 펀드몰도 최근 매출이 뚜렷이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의 경우 온라인펀드몰의 매출이 지난해 월평균 7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16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신증권도 하반기에 펀드몰을 새로 개설하는 등 온라인판매에 소홀했던 증권사들도 온라인판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 펀드몰에서는 온라인 전용 인덱스펀드 1∼2종을 제외하고는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펀드와 동일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기존 유통업체들 때문에 온라인펀드의 수수료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온라인판매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어 조만간 오프라인과 차별화된 온라인펀드가 대거 등장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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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선 어떻게…

美, 수수료 싼 펀드슈퍼 운영

英, 은행판매비중 10%도 안돼

국내에서 적립식펀드 투자자 10명 중 8명은 은행을 통해 펀드가입을 한다.

나머지 대부분도 증권사를 방문해 가입을 한다.

펀드를 가입할 수 있는 경로가 사실상 은행과 증권으로 제한돼 있다보니 우리나라는 펀드판매사들의 힘이 세고 판매수수료도 비싸다.

주식형펀드의 총보수 2.2% 중에서 판매보수가 1.4%나 된다.

실제로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받는 보수는 0.7%다.

펀드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펀드가입자 유치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판매자에 지급되는 판매수수료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낮다.

미국에서는 절반 정도의 펀드 투자자가 독립금융자산관리사(FP)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다.

이들은 대부분 펀드소형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증권사에 소속돼있는 경우도 있다.

또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도 우편 전화 인터넷 등을 이용해 고객에게 직판한다.

2003년의 경우 전체 펀드가입자의 15%가 자산운용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전국 69개 도시에 82개의 고객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미국의 펀드판매 경로 중 특이한 것은 펀드슈퍼마켓이다.

말 그대로 여러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찰스스왑 피델리티 TD워터하우스 등 금융회사들이 운영을 하고 있다.

펀드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오프라인에 비해 수수료가 싸지만 투자자문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2003년 현재 약 7%의 펀드가입자가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가입했다.

유럽에서도 은행 중심의 펀드유통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도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펀드판매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말 기준으로 50%가 되지 않는다.

특히 영국은 은행의 비중이 8%에 불과하다.

대신 독립된 파이낸셜어드바이저(IFA)들이 유럽의 펀드판매시장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가 더 싸고 편리하게 투자자들에게 제공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통경로를 만들어야 한다"며 "과점적인 판매시장을 경쟁체제로 바꿔야 수수료도 낮추고 서비스질도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