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파견 업체인 ㈜진방템프그룹을 운영하는 김선규 사장(50)은 1989년 말 골프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골프채를 구입했다.

연습장에 등록하고 두 달 정도 레슨을 받았다.

그러나 도무지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사업이 바빠 차분하게 골프를 즐길 여유도 없었다.

그렇게 2년이 흐른 뒤 우연한 기회에 거래처 사람들과 골프장을 찾았다.

푸른 잔디를 걷던 김 사장은 바쁘더라도 필드에 나와 라운드하는 여유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2년 만에 클럽을 다시 빼 든 김 사장은 꼬박 2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레슨을 받고 연습을 했다.

다시 클럽을 잡은 지 10개월 만에 첫 '싱글' 스코어를 냈다.

그는 골프를 시작하면 누구나 단계별 성장과정을 겪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공을 멀리 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당시 잭 니클로스의 코치가 최대한 멀리 보낼 수 있는 스윙을 하라는 말을 책에서 읽고 그대로 실천했지요. 하지만 장타가 능사는 아니더군요. 다음에는 '스윙폼'을 좋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수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내기골프'를 자주 하다보니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스코어가 낮은 사람들은 드라이버샷이나 아이언샷에선 별 차이가 없는데 어프로치샷이 좋더군요. 매번 돈을 잃을 수밖에요. 저절로 쇼트게임 연구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모방'을 잘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들의 스윙을 흉내내면서 따라해 보라는 조언이다.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테이크 어웨이'를 들었다. 스윙의 스타트가 안정돼야만 모든 스윙궤도가 헝클어지지 않고 제대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70타대 후반과 80타대 초반을 오고가던 시절 완벽한 '싱글'에 진입하기 위해 동반자에게 연습장과 필드에서 자신의 스윙이 얼마나 다른지를 촬영토록 부탁하기도 했다.

"연습장에서는 지면이 평평하니까 테이크 어웨이도 잘 됩니다. 그러나 필드에서는 발의 높낮이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테이크 어웨이를 급하게 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빨리 탈출하려는 것이지요."

그는 지금도 매일 연습장을 찾는다. 스윙은 매번 변하기 때문이다. "연습장에서 '바디 턴' 스윙도 해보고,손목을 활용한 스윙도 해보고,하체로 리드하는 스윙도 해봅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근육에 기억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요즘은 스윙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국 규모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은 포부를 가진 김 사장은 "마음의 준비부터 체력,컨디션,테크닉까지 모든 것이 맞아들어가야만 샷이 제대로 이뤄집니다. 외줄타는 사람들이 많은 실수를 한 끝에 능숙하게 타게 되듯이 골프도 그런 수련과정이 필요합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