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1954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경기고,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통신업계에서 알아주는 전략가지만 직장생활은 1978년 삼성물산에서 시작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삼성그룹 비서실에 들어갔다.

그러나 출세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통신사업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을 준비 중인 중견 건설회사 대호와 동양그룹 등으로 옮겼지만 통신사업의 뜻을 이루진 못했다.

김 사장은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 합류한 뒤 승승장구한다.

전략담당 이사를 맡아 기획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수도권 지사장,전략기획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신세기통신 통합 작업을 주도하는 등 브레인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논리적이고 예리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의외로 감성적이다.

그는 샤갈 마티스 등 유명 작가의 전시회를 자주 찾는 미술애호가이기도 하다.

올해 초 '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전'이 열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작품 '불길'을 보면서 "개체 발생은 계통의 발생을 반복한다는 기하학적 의미의 '프랙탈'을 연상시킨다"고 평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학창시절엔 팝송 100곡 정도는 악보 없이 부를 만큼 '끼'도 있었다.

지금도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마이크를 잡는다.

그는 주변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을 내리는 '수평적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을 듣는다.

임직원과 직접 만나는 현장밀착 프로그램과 내부 혁신도 중시한다.

지난해에는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부장 차장 과장 등의 직급을 없애고 모두 '매니저'로 통일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김 사장은 빡빡한 일정에도 외부 강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강연료를 모아 장애인을 돕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05년 서울 은평천사원을 방문해 외부 강연료 전액 기부를 다짐한 뒤 2년째 '아름다운 후원'을 실천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