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賢洙 < 코오롱건설 대표이사 hswon@kolon.com >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네 집은 몇 평이냐?""차는 수입차니?""아빠 직업은 뭔데?"라는 식의 대화가 많단다.

어른들 생각하기에는 공부는 안 하고 쓸데없는 데 신경 쓴다고 핀잔을 줄 수도 있지만,아이들이야말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돈을 성공의 척도로 삼고 있는 것이다.

부자 되는 방법은 수두룩하다. 엄청난 상속을 하거나 부유한 배우자를 만나거나 로또 당첨처럼 대박을 터뜨리는 식의 운좋게 부자 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이루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미래형 투자 방법도 있다. 말레이시아나 우루과이의 해변에 있는 별장이나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해 수요가 폭증할 풍력·태양열 발전소,잠재력 있는 예술가에게 투자하는 것 등은 당장 검토 가능한 전문가적인 투자일 수 있다.

우리 이웃,사회 모두 부자가 되었으면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앞서 말한 실질적인 투자처 찾기만큼이나 부자 되는 것을 장려해 주는 사회·문화적인 노력들이 뒷받침된다면 수월하게 세계적인 부국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 사회에서 돈이나 부자 얘기만 하면 왠지 비윤리적이고 선비답지 못한 느낌으로 연관짓다 보니 부자나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이었다. '흥부전'에서의 놀부처럼 부자는 거의가 징악의 단골 대상이었다.

하지만 세계가 이데올로기 시대를 벗어나 경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세상의 모든 가치가 돈으로 평가되는 상황이 됐다. 나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은 사회로부터의 비난이나 처벌 등 용납될 수 없기 때문에,요즘 돈을 벌었다는 것은 도덕성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결과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처절한 경제 논리를 실천한 사람들이 부자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자리잡아 가고 있어 다행스럽다.

그 다음은 학교 교육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인성 교육만큼이나 경제 교육에도 시간을 할애해 돈을 터부시하지 않는 경제 관념을 심어 줘야 한다. 특히 도전과 창의성을 길러 주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세계적 택배 회사인 페덱스(Fedex)도 대학 졸업 논문에서 낙제를 받은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우리 사회에 빌 게이츠나 스필버그를 능가하는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일단 부자가 되면 그 부를 지키고 더 큰 부자가 되길 원하는 게 인간의 심리인데,이를 위한 비결이 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족(自足)할 줄 알며,다른 사람을 도와줄 줄 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