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다산경영상] 이구택 포스코 회장 '글로벌 포스코' 주역…철강 새 역사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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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경영인 부문 >
"99℃까지 가도 100℃가 안 되면 액체일 뿐입니다. 마지막 1℃가 중요합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61)이 최근 사내 행사에서 강조한 '마지막 1℃론'이다.
물이 어느 정도의 온도까지 가열되더라도 마지막 1℃를 더 가야 폭발적으로 변화하고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이론은 그의 경영 업적을 표현하는 데도 잘 어울린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포스코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불을 지폈다면 이 회장은 이를 마지막 1℃까지 가열시켜 100℃로 끌어올린 최고경영자란 얘기다.
실제로 그가 회장으로 재임한 4년3개월의 기간 중 포스코는 폭발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양적·질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했다.
기업가치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4년3개월간 포스코의 기업가치는 무려 375%나 상승했다.
포스코 주가는 이 회장이 취임하던 2003년 3월14일 9만8000원에서 2007년 6월11일 46만6000원으로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31조7000억원 증가한 40조6000억원에 육박해 상장사 중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업가치 상승에는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20조430억원의 매출을 기록,2년 연속 20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3조8920억원,순이익은 3조2070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말 100여년 역사의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준공, 제철 역사 1세기 만에 제2의 제철 혁명도 이뤄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17년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개발해 온 기술이다.
연구·개발(R&D)에만 모두 1조원이 투입됐다.
제조원가를 기존 용광로 대비 15% 이상 낮출 수 있는 데다 공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설비여서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준공식에서 "1968년 창업 당시 우리나라에는 용광로를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무지한 상태였다"며 "파이넥스로 마침내 기술 자립의 꿈을 이뤄냈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이 회장이 그리는 글로벌 포스코의 청사진도 순조롭게 실현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톱3' 도약을 위해 2008년까지 국내 생산 전략제품 비율을 80%대까지 높일 수 있도록 자동차 강판 생산설비 증설, 전기강판·후판 설비 현대화 등 제품 고급화를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빅3' 달성을 위해 해외 전략시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중국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 준공,베트남 열연 일관제철소 건립 등이 글로벌 경영의 주요 축이다.
전 세계 16개 가공센터를 2010년까지 40개로 늘리는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장 최후까지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포스코였으면 좋겠다"며 해외 투자 확대를 강조해 왔다.
2003년 이후 글로벌 경영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올해 글로벌 경영의 고삐를 한층 더 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구택 회장은 혁신 경영의 전도사로도 손꼽힌다.
'6시그마'는 이 회장의 주특기다.
2002년부터 전사적으로 6시그마를 추진해 온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일본 도요타의 방법론을 접목한 '포스코형 6시그마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6시그마는 전 직원의 60% 가까이가 관련 전문가 자격증을 갖고 있을 만큼 포스코 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윤리경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회장은 회사 이윤과 기업윤리가 상충될 경우 주저 없이 기업윤리를 선택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계열사 임원으로부터 업종 특성상 기존 영업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내며 "기존 관행을 고집하려면 사업을 접으라"고 일침을 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선진적 지배구조도 포스코의 자랑거리다.
포스코는 1997년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추구해 왔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15명 가운데 9명이 사외이사다.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도 설치했다.
또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이 회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최근 한 대학강의에서 '꿈이 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포스코를 지배구조 분산-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공모델로 만들어 다른 회사들이 따라오게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하지만 세계 철강사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리더' 이구택 회장에게도 커다란 고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이다.
그는 "요즘도 적대적 M&A 걱정에 자다가 깨곤 한다"며 "어떤 분은 '포스코가 위기를 과장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우호주주를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 뿐"이라며 기간산업 보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당부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99℃까지 가도 100℃가 안 되면 액체일 뿐입니다. 마지막 1℃가 중요합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61)이 최근 사내 행사에서 강조한 '마지막 1℃론'이다.
물이 어느 정도의 온도까지 가열되더라도 마지막 1℃를 더 가야 폭발적으로 변화하고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이론은 그의 경영 업적을 표현하는 데도 잘 어울린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포스코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불을 지폈다면 이 회장은 이를 마지막 1℃까지 가열시켜 100℃로 끌어올린 최고경영자란 얘기다.
실제로 그가 회장으로 재임한 4년3개월의 기간 중 포스코는 폭발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양적·질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했다.
기업가치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4년3개월간 포스코의 기업가치는 무려 375%나 상승했다.
포스코 주가는 이 회장이 취임하던 2003년 3월14일 9만8000원에서 2007년 6월11일 46만6000원으로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31조7000억원 증가한 40조6000억원에 육박해 상장사 중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업가치 상승에는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20조430억원의 매출을 기록,2년 연속 20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3조8920억원,순이익은 3조2070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말 100여년 역사의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준공, 제철 역사 1세기 만에 제2의 제철 혁명도 이뤄냈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17년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개발해 온 기술이다.
연구·개발(R&D)에만 모두 1조원이 투입됐다.
제조원가를 기존 용광로 대비 15% 이상 낮출 수 있는 데다 공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설비여서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준공식에서 "1968년 창업 당시 우리나라에는 용광로를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무지한 상태였다"며 "파이넥스로 마침내 기술 자립의 꿈을 이뤄냈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이 회장이 그리는 글로벌 포스코의 청사진도 순조롭게 실현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톱3' 도약을 위해 2008년까지 국내 생산 전략제품 비율을 80%대까지 높일 수 있도록 자동차 강판 생산설비 증설, 전기강판·후판 설비 현대화 등 제품 고급화를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빅3' 달성을 위해 해외 전략시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중국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 준공,베트남 열연 일관제철소 건립 등이 글로벌 경영의 주요 축이다.
전 세계 16개 가공센터를 2010년까지 40개로 늘리는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이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장 최후까지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포스코였으면 좋겠다"며 해외 투자 확대를 강조해 왔다.
2003년 이후 글로벌 경영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올해 글로벌 경영의 고삐를 한층 더 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구택 회장은 혁신 경영의 전도사로도 손꼽힌다.
'6시그마'는 이 회장의 주특기다.
2002년부터 전사적으로 6시그마를 추진해 온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일본 도요타의 방법론을 접목한 '포스코형 6시그마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6시그마는 전 직원의 60% 가까이가 관련 전문가 자격증을 갖고 있을 만큼 포스코 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윤리경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회장은 회사 이윤과 기업윤리가 상충될 경우 주저 없이 기업윤리를 선택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계열사 임원으로부터 업종 특성상 기존 영업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내며 "기존 관행을 고집하려면 사업을 접으라"고 일침을 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선진적 지배구조도 포스코의 자랑거리다.
포스코는 1997년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추구해 왔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15명 가운데 9명이 사외이사다.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도 설치했다.
또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는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이 회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최근 한 대학강의에서 '꿈이 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포스코를 지배구조 분산-전문경영인 체제의 성공모델로 만들어 다른 회사들이 따라오게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하지만 세계 철강사를 이끌어가는 '글로벌 리더' 이구택 회장에게도 커다란 고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이다.
그는 "요즘도 적대적 M&A 걱정에 자다가 깨곤 한다"며 "어떤 분은 '포스코가 위기를 과장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우호주주를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 뿐"이라며 기간산업 보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당부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