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또 금리인상 '시그널'‥"과잉 유동성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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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과 금리인상 움직임 속에 국내에서도 2%대 물가를 바탕으로 한 저금리 기조가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과잉 유동성이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거론하며 유동성 흡수를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취하고 있는 한은 입장에선 '물가상승 압력'이라는 명백한 금리인상 명분이 생긴 셈이다.
◆물가 2% 시대 끝나가나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5년 6월 이후 24개월째 2%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에도 전년 동월비 상승률이 2.3%에 불과했다.
국내 물가가 이처럼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와 설비투자 등 국내경기가 침체돼 있었던 데다 중국으로부터의 값싼 노동력과 상품이 밀려들었고 환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 요인이 있었는데도 직접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환율의 경우 2004년 말 11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엔 93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달러화 표시 원자재 가격의 상승효과를 상쇄해 왔다.
그러나 환율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있는데다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중국 등의 임금인상 압력도 수입제품 가격을 올려 국내 물가에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잇단 과잉유동성 경고
최근엔 특히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대출경쟁에서 비롯된 가파른 유동성 증가세가 문제가 되고 있다.
과도한 통화량 증가는 궁극적으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1분기를 저점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그동안 경기위축을 우려해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했던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을 언급하며 강력한 금리인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도 "최근의 높은 유동성 증가세는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통화지표의 움직임에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가파른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인상을 통한 유동성 흡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흥모 한은 금융시장국장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이성태 총재의 발언에 대해 "최근의 유동성 증가세가 높은 수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고민"이라며 "총재가 시장에 강력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소비회복세가 인상폭 좌우
전문가들도 국내 경기회복세와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소비와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금리인상 폭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도 과거의 비정상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정상화되는 흐름 정도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상황의 경우 그동안 물가상승 압력을 약화시킨 주요인이라 할 수 있는 내수부진과 소비 및 투자 위축이 완화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금리인상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과잉 유동성이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거론하며 유동성 흡수를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취하고 있는 한은 입장에선 '물가상승 압력'이라는 명백한 금리인상 명분이 생긴 셈이다.
◆물가 2% 시대 끝나가나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5년 6월 이후 24개월째 2%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에도 전년 동월비 상승률이 2.3%에 불과했다.
국내 물가가 이처럼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와 설비투자 등 국내경기가 침체돼 있었던 데다 중국으로부터의 값싼 노동력과 상품이 밀려들었고 환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 요인이 있었는데도 직접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환율의 경우 2004년 말 11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엔 93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달러화 표시 원자재 가격의 상승효과를 상쇄해 왔다.
그러나 환율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있는데다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중국 등의 임금인상 압력도 수입제품 가격을 올려 국내 물가에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잇단 과잉유동성 경고
최근엔 특히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대출경쟁에서 비롯된 가파른 유동성 증가세가 문제가 되고 있다.
과도한 통화량 증가는 궁극적으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1분기를 저점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그동안 경기위축을 우려해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했던 한은이 물가상승 압력을 언급하며 강력한 금리인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도 "최근의 높은 유동성 증가세는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통화지표의 움직임에 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가파른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금리인상을 통한 유동성 흡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흥모 한은 금융시장국장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이성태 총재의 발언에 대해 "최근의 유동성 증가세가 높은 수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고민"이라며 "총재가 시장에 강력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소비회복세가 인상폭 좌우
전문가들도 국내 경기회복세와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소비와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금리인상 폭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도 과거의 비정상적인 초저금리 시대가 정상화되는 흐름 정도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상황의 경우 그동안 물가상승 압력을 약화시킨 주요인이라 할 수 있는 내수부진과 소비 및 투자 위축이 완화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한 금리인상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