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 동력인 투자의 감소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44)가 최근 후발 성장국에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강요하는 선진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은 책 '악한 사마리아인-부유한 국가,엉터리 정책,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위협(Bad Samaritans-Rich Nations,Poor Policies,and the Threat to the Developing World,영국 랜덤하우스 간)'을 펴냈다.

장 교수는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유명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책을 소개하는 강연회를 열고 한국 경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주자본주의의 팽배로 한국 기업들이 단기 이윤과 배당률에 집착하면서 외환위기 전 국민소득 대비 13∼14%에 이르던 설비투자가 이제 7%로 떨어졌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한국은 영원히 프리미어리그에 못 들고 그저 괜찮게 사는 나라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다.

장 교수의 책 '악한 사마리아인'은 2003년 뮈르달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사다리 걷어차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장 교수는 "후발 성장국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전략적인 방식과 고유한 속도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한국 경제의 기적도 보호주의와 개방,정부의 규제와 자유시장,외국인 투자 유치와 엄격한 규제,민간기업과 국영기업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