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정 연령 이상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낮춤으로써 기업들이 큰 추가부담없이 고령화에 따른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임금피크제를 실시키로 노사가 합의한 기업은 LG전자 LG필립스LCD LS전선 유한킴벌리 등 주요 대기업들이다.

예컨대 LG그룹 계열사들은 정년을 만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면서 55세를 정점으로 매년 10%씩 임금을 깎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는 50대 후반까지 일자리를 보장받고,기업은 숙련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노사 상생(相生)의 해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몇 개 공기업과 금융회사 위주로 시행되어왔던 임금피크제가 이처럼 제조업체에까지 확산된 것은 의미가 작지않다.

임금피크제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서 여성노동력 활용 강화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이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의 평균 정년은 56.9세이지만 전체 근로자 중 5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은 5.48%에 불과한 실정이다.

임금피크제 확산은 이처럼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기업문화도 바꾸는 장점까지 살릴 수 있다.

한마디로 노사가 서로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의 은퇴연령도 늦춰 복지지출 수요를 줄이고 노동력의 사장(死葬)을 막는 국민경제 차원의 추가적 이익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 임금피크제는 더욱 확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임금피크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구조조정의 수단이라는 기존 인식부터 과감히 바꿔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업이나 제품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근본적인 전제를 충족시켜야만 당초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오히려 생산성 향상으로 귀결되도록 유도해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중고령 근로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과 신기술 습득 등 교육훈련이 더욱 강화돼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정부는 임금피크제의 확산을 돕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보다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

시행 중인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제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미비점을 점검하고 고령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신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