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55개국을 도우면서 53개국을 다니다 보니 거기서 딸려온 것들이 많아서지요.
지구촌 4분의 1의 문화가 한 데 모인 셈이죠."
'한국의 마더 데레사'로 불리며 지구촌 곳곳에 나눔의 손길을 전해온 원불교 박청수 교무(70).지난 1월 26년간 일했던 서울 강남교당에서 정년퇴임한 그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신의 평생 활동을 정리한 3층짜리 자료전시관을 지어 지난 6일 개관했다.
전시관 이름은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
그간의 삶과 종교 간 협력활동,교육사업,세계 각국에서 펼친 나눔 활동 등의 이야기와 사진,기념품 등이 전시돼 있다.
"생전에 자기 기념관을 누가 짓겠습니까.
하지만 저 아니면 이 많은 자료들을 정리할 수 없어 부득이 집을 짓게 됐어요.
이곳에 혼자 살면서 밥하고 빨래·청소에 식물들까지 관리하면서 지내니 너무 좋아요.
바람도,햇살도 너무 아름답고요."
박 교무는 국내외 곳곳을 누비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앞장서왔다.
1990년 이후 캄보디아 인도 스리랑카 등 빈국의 이웃을 돕기 위해 모금한 돈만 116억원.자신은 한달에 10만원도 쓰지 않으면서 강연료,인세 등의 수입을 모두 내놓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도 이끌어냈다.
학교도 셋이나 세웠다.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은 그가 세운 두번째 대안학교인 헌산중학교(용인) 바로 옆에 있다.
"무보수·무소유로 사니까 주인의식이 더 있어요.
하는 일이 힘들어도 '이 일은 내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죠.현역에선 은퇴했지만 나눔의 손길을 건네는 데 정년이 있을까요?"
박 교무는 그동안 펼쳐온 해외지원 사업과 7곳에 세운 교당 운영은 모두 교단으로 넘겼으나 연간 5000만원 정도 필요한 캄보디아 무료 구제병원은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 돕겠다고 밝혔다.
해외 봉사활동 등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 '마음눈이 밝아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다'와 사진집도 여백출판사에서 함께 출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