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상 수입차 "나 어떡해"…거품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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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판매량 작년동기보다 14% '뚝'
지난달 판매량 작년동기보다 14% '뚝'
판매가 1억원 이상의 고급 수입차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수입차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다.
여기에다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방침을 밝히면서 '지금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점도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줄어든 502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에 비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억원 이상 수입차의 월간 판매량은 지난 3월 676대를 기록한 이후 4월 538대,5월 502대 등으로 두 달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전체 수입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추세다.
이에 따라 월간 수입차 판매량에서 1억원 이상 차량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1월 19.1%에서 5월에는 10.9%로 떨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3.7% 늘어난 6275대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15.5%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고급 수입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를 조사하고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수입차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고객들이 구입을 꺼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부 고급 수입차의 경우 판매 수익이 차값의 40%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딜러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고객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딜러사의 관계자는 "특히 SK네트웍스가 병행수입을 통해 20%가량 싼 가격에 수입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구매를 미루는 고객이 늘어났다"며 "실제 일부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입차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양상이 그동안 고급차 위주로 형성됐던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점차 중저가 차량 위주로 재편돼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승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은 "실용적 가격대인 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 수입차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