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에 금리 상승 태풍이 밀려오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5년 만에 최고로 올라섰다.

이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년간 지속돼온 유동성 공급 확대가 더 이상 계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5포인트 뛰어오른 연 5.29%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다우지수가 0.97% 떨어진 것을 비롯해 뉴욕의 3대 지수와 유럽 등 대부분 국가의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주춤하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다시 급등한 것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던 인플레이션율 상승 압박이 가시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5%에 달해 잉글랜드은행의 목표 범위를 벗어났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하자 13일 도쿄 금융시장에서도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연 2.0%로 전날(연 1.93%)보다 0.07%포인트 상승하는 등 세계 각국의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며 이에 따른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및 뉴질랜드 중앙은행에 이어 중국 일본 등의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채비에 나서고 있어 글로벌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편이다.

경제 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어윈 켈너는 "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물건너갔다"며 "오는 28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히려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라이벤트 파이낸셜의 펀드매니저인 스콧 버진은 "채권 수익률 상승은 사모펀드의 차입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전례없이 활발한 기업 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것은 주식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 인수·합병(M&A) 열기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많다.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나 부동산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

한편 이날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8.14포인트(0.16%) 떨어진 1만7732.77엔으로 마감했다. 서울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7.89포인트(0.46%) 내린 1721.99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하영춘/도쿄=차병석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