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이끄는 리더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엔젤 아우라'(선한 기운)가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인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이사장(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이 지난 30여년 동안 국제 통역 현장에서 수많은 글로벌 리더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엔젤 아우라'(중앙북스)를 펴냈다.

최 이사장은 이 책에서 유명인사 31명의 '엔젤 아우라'를 다섯 가지 CQ(협력·창의력·소통·집중·문화지수) 유형으로 나눠 '성공의 법칙'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최 이사장은 이 책에서 자신이 프랑스어 통역을 맡은 행사에서 영어,프랑스어,독어,이탈리아어,일어 등을 구사할 줄 아는 김수환 추기경이 독일이나 이탈리아 기자의 질문에는 직접 답변했지만 프랑스어 질문이 나오면 통역자인 자신을 통해 답변하는 모습을 보고 상대를 포용하고 배려하는 협력지수(Cooperation Quotient)가 높은 인물임을 알았다고 소개했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정상 만찬에서 통역사에게 밥을 김에 싸 건네준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나루히토 일본 왕세자,주룽지 전 중국 총리,오명 건국대 총장도 같은 유형으로 분류했다.

상대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인 소통지수(Communication Quotient)가 높은 인물로는 순간순간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외국 연출가의 의견을 반영해 비언어극 '점프'를 외국인 입맛에 맞게 발전시킨 김경훈 극단 예감 대표와 김신배 SK텔레콤 사장,디자이너 피에르 카르댕은 다른 사람의 장점과 조언을 수용해 자신을 발전시키는 문화지수(Culture Quotient)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일상에서는 가족에게 요리를 해주며 무대의 삶과 균형을 유지하는 지휘자 정명훈,말년을 아내와 지내기 위해 1994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자크 들로르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한결같은 이미지를 유지하는 영화배우 안성기 등은 한 가지에 몰두하는 집중지수(Concentration Quotient)가 높은 인물로 분류했다.

메모 습관이 몸에 밴 한승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과 한덕수 국무총리,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등은 발전적인 습관과 태도를 보여주는 창의력지수(Creativity Quotient)가 높은 인물로 소개했다.

최 이사장은 "세계적 리더들은 재능이나 재력보다는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다"며 "진정한 성공은 단순히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엔젤 아우라'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