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본격적인 '생존게임'에 돌입했다.
M&A 이슈가 제기되면서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주가가 가격 제한폭 가까이 뛰는 한편 증권사마다 장기생존 전략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 자본시장통합법 국회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업계 변화에 대비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살아남기' 전략으로 인수합병(M&A) 추진이라는 대응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2일 서울증권은 2011년까지 자기자본을 1조5000억원까지 늘려 업계 7위내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서울증권은 "늦어도 2009년까지 타 증권사를 인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증권을 인수한 유진증권은 그간 증권사의 추가 인수 의사를 밝혀왔다.

NH투자증권도 최근 "대주주 농협중앙회가 300만주를 장내 추가 매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증권사 대형화를 위해 M&A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사도 가만 있을 수만은 없다. 대우증권의 김성태 신임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3년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라면서 "자기자본과 자산을 현재 2조원과 8조원 수준에서 각각 5조원, 20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향후 1~2년내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6월 자통법 통과가 유력시 되면서 증권사들이 대형화 혹은 전문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대형사의 경우 향후 글로벌 증권사와 경쟁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2조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4~5조원 수준으로 불려야 하기 때문에 M&A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중소형 증권사는 IB(투자은행업)와 PI(자기자본 직접투자) 업무 강화를 위해 과거 은행들처럼 M&A로 규모를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생존게임 속에 증권주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박 연구원은 전망했다. 특히 중소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M&A 재료까지 겹치면서 증권주는 연 이틀 초강세를 보였다. 13일 코스피가 0.46% 떨어지며 조정을 받았지만 증권주들은 개의치 않고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서울증권이 11.7% 치솟았고 NH투자증권(9.57%) 교보증권(8.03%) SK증권(8.18%) 동부증권(5.68%)도 크게 상승했다. 대우증권(2.54%)과 삼성증권(1.65%) 우리투자증권(1.78%)도 강세로 마감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0.13% 하락했고 브릿지증권도 2.76% 내렸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