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이 부도로 쓰러지면서 이 회사가 지은 '해피트리' 아파트 계약자들이 낸 중도금 등 분양대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신일이 공사 중인 아파트는 경기 안양 동안구 소재 자체사업 1곳과 인천,대구 등 시공(도급)사업 18곳 등 모두 8755가구다. 이들 아파트는 민간 아파트에 의무화돼 있는 분양보증에 모두 가입한 상태여서 건설사가 부도로 쓰러지더라도 보증회사인 대한주택보증이 아파트 입주 때까지 분양대금 관리나 공사진행 등을 모두 책임지게 된다.

주택보증은 특히 신일의 19개 현장 가운데 이 회사가 시행.시공을 모두 맡고 있는 현장에 대해서는 3개월 안에 공사를 계속할지,계약자들에게 그동안의 계약금.중도금을 돌려줄지를 결정하게 된다. 공사를 계속하는 쪽으로 결정되더라도 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분양대금 환급을 원하면 변경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신일이 자체사업으로 80가구를 분양한 안양시 동안구 공사는 이달 말 준공될 예정이어서 입주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나머지 현장도 주택보증이 계속 공사나 분양대금 환급 등 어느 방식으로 정하더라도 계약자들이 낸 중도금은 원칙적으로 모두 보호받는다.

다만 분양보증서나 계약서에 지정된 납부계좌에 입금한 분양대금이라야 전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이자 할인 혜택 등을 기대하고 지정된 중도금 납부일을 앞당겨 미리 낸 선납금은 보호받을 수 없다.

신일이 시공만 맡고 있는 18개 현장의 경우 사업주체인 시행사가 부도난 게 아닌 만큼 보증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주택보증의 설명이다. 따라서 시행사가 신일 대신 다른 시공사를 재선정하는 절차를 밟아 공사를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일의 관계사인 신일하우징과 일등건설이 시행을 맡고 있는 시흥 능곡(315가구) 화성 동탄(794가구) 김해 율하(630가구) 등 3곳은 신일이 사실상의 사업주체인 만큼 주택보증의 분양보증 이행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5개 현장도 시행사가 다른 시공사를 정하는 과정에서 공사기간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수밖에 없어 입주시기가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계약서에 명시된 시기보다 입주가 늦어지면 계약자들은 '지체보상금'을 받게 된다.

한편 신일은 주택공사의 하도급을 맡아 14개 현장에서 주공아파트 1만339가구를 짓고 있다. 주공은 시공사가 부도처리될 경우 연대보증업체에 시공을 맡길 계획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