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생산량 증가로 닭값 시세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육계 산지 도매가격(1.4∼1.6㎏·한 마리)은 1811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14%,올초와 한 달 전에 비해선 각각 11%,15% 떨어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전국 냉동 닭고기 비축물량은 605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나 늘면서 닭값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공혜경 한국양계협회 과장은 "재작년과 지난해 이맘 때 닭값이 오르자 닭을 키우지 않던 축산농가들이 양계사업에 뛰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닭은 돼지나 소와 달리 한 달가량만 사육하면 식용으로 출하할 수 있기 때문에 축산농가가 한번에 1000마리 이상을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국내에 터진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해 제때 출하되지 못해 냉동보관된 닭 물량까지 대기하고 있어 앞으로 두 달가량은 공급이 넘쳐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형 유통업체 축산팀 관계자는 "다음 달 초복을 겨냥해 양계 농가들은 계속 출하량을 늘리고 있고 AI사태 때 유통되지 못했던 닭 물량까지 가세해 닭값은 계속 하락할 전망"이라며 "올여름이 지난해보다 더 더울 것이란 예보에 따라 양계농가들의 출하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닭 도매가 하락은 소매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날 이마트의 냉장 닭고기(1㎏·한마리) 소비자 가격은 품질별로 4500∼4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200원가량 하락했다.

이마트 축산팀 담당자는 "다음 달 초복을 앞두고 슬슬 올라야 할 닭값이 공급량 과다 등의 이유로 오히려 내려앉고 있다"며 "산지 출하량이 계속 늘고 있어 8월까지 소비자가격은 400원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