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원하고 있는 제2금융권의 환승론이 대부업체의 금리 인하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원하는 서민맞춤대출안내서비스(한국이지론)가 지난 11일부터 대부업체에서 연 60%대 금리로 돈을 빌린 고객들에게 연 30~40%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을 판매하자 대형 대부업체들이 대출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지난 12일부터 대출 최고 금리를 연 66.0%에서 54.75%로 최대 11.25%포인트 인하했다.

대부업계 2위인 산와머니 역시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금리 인하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들 두 업체의 대부업계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다른 대부업체들도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금리 인하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환승론 때문에 대부업체가 금리를 내리고 이에 따라 저축은행과 캐피털사가 다시 금리를 내리는 식의 금리 인하 경쟁이 촉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이지론에서 환승론을 판매하는 곳은 현대스위스·스타·솔로몬·삼화저축은행 및 GB캐피탈 등 5개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 고객이 환승론을 이용하면 대출금리가 약 20%포인트 낮아진다"며 "환승론 이용 대상 고객은 10만~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승론에 참여하고 있는 저축은행과 캐피털사의 대출심사가 꽤 까다롭기 때문에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환승'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환승론을 이용하려면 부채가 많지 않아야 하고,소득 증빙 및 원리금 납부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또 대부업체의 기존 대출이 4건 이하여야 하며 최근 6개월간 연체일이 25일 이내여야 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