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펀드 판매보수 전격 인하 … 증권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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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펀드 판매 보수를 낮추겠다고 전격 발표한 후 증권업계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은행의 경우 순이익 대비 펀드 수수료 비율이 대부분 10% 미만이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지 않은 증권사들은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안팎이거나 심지어 80%에 달하는 곳도 있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14일 CJ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06회계연도(2006년4월~2007년3월) 기준 순이익 대비 펀드판매 수수료 수입의 비율이 무려 84%에 달했으며 영업이익 대비 비율도 61% 수준이었다.
한국투자증권도 작년 펀드 판매로 1184억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순이익의 57%,영업이익의 55%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의 순이익 대비 수수료 수입 비율은 40%를 웃돌았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상대적으로 순이익 대비 펀드 수수료 비중이 10%대로 다른 증권사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국민은행은 작년 펀드 판매 수수료로 2379억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순이익과 비교하면 9.6%에 그쳤고 우리은행 3.8%,신한은행 11.0%,하나은행 5.9%였다.
펀드 판매 수수료 수입의 경우 기존 지점망과 영업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추가 수입을 올리는 사업모델이어서 펀드 판매로 인한 추가비용이 많지 않아 수수료 수입의 대부분은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낮출 경우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펀드 수수료 비중이 큰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우 중대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신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펀드 유통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은행권에서 수수료 인하를 본격화하면 증권사가 뒤따르지 않을 수 없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수수료 인하를 마케팅으로 연결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 주 초 판매 보수가 10% 저렴한 신규 펀드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수수료 인하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담이 덜한 은행들은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가진 신규 설정 펀드를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겠지만 증권사들은 수수료가 다소 높은 기존 펀드를 위주로 영업활동을 펴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