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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주택건설 업계] (중) 미분양 넘치는 지방시장‥"제2신일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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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신일'이 나타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시장에 파다한 상황입니다.

    공공연히 경쟁상대인 업체의 부도설을 흘리며 미분양물량 털기에 나서는 업체들까지 나타날 정도입니다.

    (부산 기장군 A업체 현장분양소장)"

    "입지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최근 광주에서 분양된 단지 중 분양률이 10% 넘는 곳을 찾기 힘듭니다.

    이런 시장상황에선 광고비도 못 건져 재분양은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

    (광주 북구의 B업체 마케팅 임원)"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이 단기 유동성 부족으로 최종부도 처리되자 지방 주택시장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건설사 연쇄 부도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대규모 주택 미분양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방 주택 미분양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공급물량을 과도하게 쏟아낸 탓도 있지만,정부의 잇따른 부동산규제대책에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지적된다.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금융권의 주택대출 제한 강화 등은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지방 주택 구입을 기피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부산,대구 등 일부 주택 공급과잉 지역에서 불거졌던 미분양 사태가 광주와 대전,천안 등 충청권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분양이 시작된 지 4~5개월이 지나도록 분양률이 30% 미만에 머무는 단지들이 수두룩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줄도산'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구,줄도산 시한폭탄되나

    부산,대구 등 영남권 지역은 심각한 상황이다.

    신일의 수익성 악화를 몰고 왔던 13개 지방 사업장 중 7개가 대구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건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부산과 대구의 미분양 가구수는 총 1만7737가구로 전체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대형 업체들조차도 고배를 마셨던 대구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최근 몇 년간 주택공급이 집중됐던 대구 달서구에서는 분양한 지 1년이 지난 단지들의 분양 광고 홍보물과 현수막을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달서구에서 분양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신일 같은 회사의 부도 사례는 이미 몇 달 전부터 분양 관계자들 사이에서 예견됐던 상황"이라며 "신일 다음 순서는 누가 될지,그리고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오히려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부산의 대표적인 미분양 밀집 지역은 작년 7월 6개 업체가 동시분양을 통해 4500여가구를 공급한 기장군 정관지구다.

    1년이 지난 현재도 전체 공급가구의 40% 정도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지구 내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1% 계약금,공동구매제 등 파격 조건을 내세우며 업체들이 마케팅을 벌여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며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인 상태"라고 말했다.


    ◆광주,수완지구 3분의 1이 미분양

    광주 지역도 작년 9월 호남권 최대 택지지구인 수완지구 동시분양이 시작되면서 주택 공급과잉의 시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1만1000여가구 중 3700여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흉흉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방 사업 비중이 높은 H사와 S사 등 특정회사를 꼭 찍어 부도위기를 제기하는 악소문이 있다"며 "이때문에 건설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청 업체들이 오히려 이들 업체의 공사를 외면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북구 운암동 등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곳에서조차 준공 이후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운암동 운암산현대아이파크는 지난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30~40%가 빈집으로 남아있다.

    북구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D사 관계자는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등 각종 혜택을 줘도 잔금 납부시점에 계약을 파기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이 경우 업체들의 자금 부담은 배로 늘어 신일처럼 쓰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청권,분양률 10% 미만 수두룩

    충청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에선 작년 6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모델하우스를 철수한 단지는 없다.

    대형 브랜드 단지를 제외하곤 나머지 업체들의 분양률은 10% 미만이다.

    올 상반기에만 1만가구의 주택 물량이 집중됐던 천안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화건설과 우림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의 분양률은 5%를 겨우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에서 분양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수도권만 벗어나면 모두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인 지방 주택시장엔 투기과열지구 해제 같은 일시적 처방이 아닌 세금과 대출규제 완화 등의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호/박종서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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