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상승에다 지수 급등 부담으로 잠시 주춤하던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50포인트 가까이 급반등하면서 증시가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과거 버블기 이후 최고점인 760선을 넘어서면서 시가총액도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수급이 탄탄하기 때문"이라며"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시장은 견조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코스피지수 재상승 진입하나


최근 3~4일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던 유가증권시장은 이날 장 막판 '깜짝 쇼'를 연출했다.

장 마감 동시호가에 사상 두번째인 6100여억원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며 지수가 13포인트나 올랐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하더라도 증시는 상승 요인이 많았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은 데다 국내적으로도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수급에도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김지환 현대증권 산업분석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긴축 우려보다는 경기 회복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돼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적 과열보다는 펀더멘털상 상승 요인이 강해 추가로 오를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은 연말 1980선을 목표지수로 제시해 놓고 있다.

김 팀장은 기존 주도주 내 조선 기계를 비롯해 증권 디스플레이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든 데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해 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높아질 것"이라며 "근거있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T 증권 통신서비스업종을 비롯해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조선 화학 철강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권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정 없이 상승세를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이날 장 막판 급등도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것"이라며 "글로벌 긴축 정책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내년 초 980 간다"

코스닥시장도 전 고점인 760선을 가볍게 돌파함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급등 부담은 있기 마련이지만 조정이 있더라도 후퇴는 짧고 상승세는 긴 전형적인 강세장 흐름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지수가 과거 버블기 이후 최고치였던 760선을 돌파한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며 "최근 1년반 동안 540∼760선의 박스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단계로 점프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스닥의 추세적 강세를 지지하는 가장 큰 근거는 시장의 질적인 변화"라며 "과거 시장 중심축이던 테마주가 사라지고 지금은 실적과 가치 중심의 대형주가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도 "인터넷 조선 철강 금속 기계업종 관련주들이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코스닥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다"며 "과거 코스닥을 쳐다보지 않던 외국인조차 실적주 위주로 관심을 보이면서 코스닥지수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IT 관련주들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도주 대열에 합류할 경우 지수는 예상보다 더 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코스닥지수는 연말에 83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중기 상승 흐름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닥지수는 내년 초 98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태/서정환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