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올 하반기 자신의 정치적 구상에 대해 거침 없는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임기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조만간 완전 해결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하반기 대선국면에서 또 하나의 중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박근혜 경선후보에 대한 비판 발언의 수위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범 여권통합에 대한 '훈수두기'도 계속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대선 변수로 부상할 듯

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전임 사장이 발행한 어음은 후임 사장이 결제하는 것이다.

내가 가서 도장 찍어 합의하면 후임 사장이 거부 못한다"며 "그래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국가원수의 통치행위로서 임기와 무관하게 필요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8·15 이전에 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노 대통령은 "BDA가 지체된 사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8월15일은,합리적인 예측을 해보면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BDA 문제가 예상대로 이달 중 완전 해결될 경우 북한의 2·13 합의 초기이행 조치와 우리정부의 대북지원 재개와 맞물려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은 이뤄지는 셈이다.

비록 8월은 어렵지만 10월 이후 추진될 경우 막판 대선국면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 안 되면 열린우리당 그대로 가야

노 대통령 지지층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참여정부 평가포럼과 관련, "노무현을 지키는 조직이자 참여정부가 끝까지 일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참평 포럼이 일정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의 단일화된 후보를 지지하는 것 외에 딴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열린우리당 어느 후보나 누구를 해코지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범여권 통합에 대해 노 대통령은 최근의 '외통수' 입장을 재차 밝혔다.

대통합과 후보단일화 전략을 병행해서 준비해야 한다며 통합에만 목을 매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통합이 되면 (해체)하는 것이지만 안 되면 그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열린우리당에서 선택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그 후보가 또 어디 누구하고 통합해 가지고 단일화할 경우 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학규 비토론

노 대통령은 "범여권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의도적 모욕"이라며 "손 전 지사라도 범여권에 넣지 말아달라.나중에 경선하고 말고는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왜 범여권이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군사독재 잔재 세력,변절한 기회주의""국가 경제를 부도낸 정당"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대선 불출마와 함께 탈당을 선언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뚝심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며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과 배짱을 가진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