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홍보팀의 김모 차장은 40대 초반인 데 비해 나이가 훨씬 더 들어보인다.

키 178cm,허리 사이즈 110cm,몸무게 100㎏에 육박하는 체형 때문이다.

혈액검사를 했더니 고지혈증 지방간 소견이 보이고 고혈압이었다.

김 차장은 아침 7시에 일어나 자동차로 한 시간가량 운전해 출근한다.

아침을 거르는 게 다반사다.

오전 9시부터 팀 회의가 있고 이때 커피와 초코파이 두 개를 곁들인다.

점심시간에는 회사 앞 식당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사먹는다.

항상 공기밥 한그릇 추가가 기본이다.

점심식사 후엔 으레 먹어야 개운한 커피 한잔.물론 프림과 설탕을 듬뿍 넣은 다방커피다.

오후에도 업무 중에 밀크커피 한두 잔을 더 한다.

저녁에는 외부 사람들과 회식자리가 많다.

저녁을 배불리 먹고도 2차,3차는 기본이다.

이런 날이 일주일에 3일 이상은 된다.

이에 반해 김 차장은 특별히 칼로리를 소모시킬 만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기초대사량 이외에는 업무나 운전,최근 시작한 골프 연습할 때 몇 칼로리를 쓰는 게 고작이다.

김 차장의 열량 출입에 관한 손익계산서를 작성해봤다.

들어온 열량보다 나가는 열량이 500㎉ 적다.

매일 500㎉,일주일이면 3500㎉가 몸안에 쌓이게 된다.

지방으로 환산하면 매주 0.5㎏,1년이면 24㎏의 체지방이 불어나는 셈이다.

결론은 매일 500㎉를 덜 먹든지,500㎉를 운동으로 소모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면 1년 후 분명 20㎏의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난다.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할까.

운동 삼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20분간 계단을 오른다면 150㎉가 소모된다.

조깅 배드민턴 테니스 축구 등은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한 시간에 600㎉의 칼로리가 연소된다.

그러니 운동으로 500㎉를 뺀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왕성한 식욕을 제어할 수 있다면 먹는 것을 줄이는 게 낫다.

소식이 장수에 이롭다는 것을 알면 섭취열량을 줄이는 게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밥 한 공기의 열량이 300㎉라는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는 빼기는 늘리고 더하기는 줄이는 것이다.

즉 운동 등으로 소모열량을 높이고 먹는 양을 줄이면 된다.

비만이 첨단의학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라고 하나 고등수학이 아닌 계산만 할 줄 알면 비만을 이길 수 있다.

굳이 어떤 음식이 다이어트에 좋고 어떤 운동이 효율적인지 따져볼 필요도 없다.

일상적으로 내가 먹는 음식이 몇 ㎉인지,내가 움직이는 일상생활의 칼로리 소모량은 몇 ㎉인지 정도 알아놓고 다이어트에 활용하면 된다.

결국 과잉섭취한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해지는 것이다.

물만 마시거나 하루 한끼만 먹는데 살이 찐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거의 모두 자기자위하는 말에 불과하다.

누군가 몰래 카메라로 비만한 사람을 24시간 촬영해서 생활패턴을 분석해 본다면 살찌는 원인을 명확히 알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 배운 산수처럼 평생 칼로리를 계산하면서 음식량을 줄이거나 운동을 더 해서 먹은 만큼 소모시켜야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강동호 인천 에덴비만크리닉 원장(가정의학과)